꽃 핀 이 나무는
오래전에도 나무였다
오라고 손짓하지 않아도
그의 품에 파고드는 것은
우리가 몸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는 서서히 늙어가고
내가 없는 먼 훗날에도
나무는
꽃의 몸이다
시인 약력
- 시집 『향기로운 사하라』 『꽃의 타지마할』.
- 경남문인협회 부회장
☞ 나무는 대체로 사람보다도 오래 살기에 부러울 때가 가끔 있다. 사람들이 다가서는 건 나무도 몸을 가졌고 그래서 나무를 사람들은 안아보기도 한다. 나무의 향이 좋은 건 꽃의 몸에서 나는 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에게서 나는 냄새를 체취라고 한다. 여자들이 꽃 향수를 좋아하는 건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꽃의 마음일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수목장을 하는 이유는 어쩌면 나무처럼 오래 기억되고 싶은 까닭일 것이다.
- 임창연(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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