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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리더십'을 소개합니다
'팀 리더십'을 소개합니다
  • 경남매일
  • 승인 2024.03.1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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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GS리더십센터장

2010년 8월 5일 칠레 북부 산호세에 위치한 구리광산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작업 중이던 광부들이 지하 700m에 매몰되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지하갱도를 탐지하던 중 사고 17일 만에 광부들이 전원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후 칠레 정부와 구조대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무려 69일이 지난 10월 13일 매몰 광부 33명이 전원 무사히 구조되었다.

기적 같은 구조가 성공한 후 사람들은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의 뛰어난 리더십을 칭송했다. 그러나 칠레 광산의 기적은 한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각자 다른 역량을 가진 광부들이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이를 통합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간호사 교육을 받은 광부는 건강관리를 담당하고, 엘비스 프레슬리 흉내를 잘 내는 광부는 오락을 담당하고, 기록 담당 광부는 매일 광부들의 상태와 일상을 기록하는 등 각자 정해진 임무를 수행했다. 점심식사 후에는 전체 회의를 통해 각자가 가진 정보를 교환했다. 또한 최고령자였던 마리오 고메스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던 자신의 생존 경험을 들려주고 동료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반드시 구조될 수 있다는 확신을 불어 넣었다.

우리는 그동안 조직을 이끄는 리더 한 사람에게 주목했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심해지며 한 명의 리더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 이 같은 환경에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팀 리더십'이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팀 리더십"에서 '팀 리더십'은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I-리더십'을, 팀 전체가 리더가 되는 'WE-리더십'으로 전환하여, 팀 자체가 리더가 되는 집단적 현상이라고 하면서, 팀 리더십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팀 리더십은 공유된 리더십이다. 리더가 행사하는 리더십의 주요 기능을 팀원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목표 수립, 업무 조정, 피드백 제공, 몰입 확보, 팀워크 구축 같은 여러 역할을 반드시 한 사람의 리더가 수행할 필요는 없다. 리더십의 본질은 '영향력'이기 때문에 팀 리더십의 핵심은 영향력이 한 사람으로부터, 일방향으로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 리더를 포함한 팀원 모두가 '상호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둘째, 팀 리더십은 분산된 리더십이다. 리더십의 주요 기능과 역할이 팀원들에게 효과적으로 분산돼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서는 팀원들이 특정 리더십 기능을 행사하기 위한 지식과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리고 각자가 보유한 리더십 역량과 지식이 서로 달라야 하고, 누가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리더십 행사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툼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팀 리더십은 네트워크에 기반한다. 팀 리더십의 성패는 결국 리더와 팀원, 그리고 팀원 상호 간에 정보와 전문 지식이 효과적으로 교환될 수 있는가, 공식 리더가 그러한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십 역량과 기능을 보유한 팀원들이 업무 관계 이외의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효과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면 지식과 정보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팀 리더십'의 성패는 리더와 구성원, 그리고 구성원 상호 간에 목표가 공유되고 지식과 정보가 활발하게 교환되는가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팀 리더십이 실행되면 공식 리더, 지정된 리더가 필요 없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오해이다. 오히려 공식적인 리더는 팀 목표에 대한 '몰입' 확보와 충분한 수준의 '위임'을 보장해야 한다.

즉, 구성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강력한 실행 목표를 제시해야 하고, 구성원들이 중요한 정보와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결정권을 위임해 주어야 한다.

조직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 최근 입사하고 있는 Z세대는 리더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라면서 올바르지 않고, 부도덕하고, 무능한 리더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 방송, 소셜미디어에는 나쁜 리더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새로운 세대는 본인이 열정을 가진 분야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회사 모임을 기획하는 것이든, 사회 공헌 활동이든, 동료들을 가르치는 것이든 상관없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세상에 좋은 일을 하려고 한다. 이들의 열정과 뛰어난 역량을 사장하고 억누르는 것은 옳지 않을 뿐 아니라 조직 성과에도 해를 끼치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팀 리더십'은 기존의 리더와 새로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리더가 되는 생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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