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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래기 젓'이라 불리는 '꼴뚜기 젓'
'호래기 젓'이라 불리는 '꼴뚜기 젓'
  • 경남매일
  • 승인 2024.03.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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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꼴뚜기젓은 동해안 지역을 제외한 황해 연안과 남해 연안에서 주로 담근다.

경남에서는 '호래기젓', 전남에서는 '고록젓' 또는 '꼬락젓'이라고 하며, 전북에서는 '꼬록젓', 황해도에서는 '꼴띠기젓', 평북에서는 '홀째기젓'이라고 부르고, '꼴띠', '한치' 등으로 불린다.

조선 시대 후기 순조 14년(1814) 정약용의 형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유어(柔魚)'로 기록하고 속명을 '고록어(高祿魚)'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형상은 오징어와 유사하지만 몸통은 더 길면서 좁다"고 하면서 "3~4월에 잡아서 젓갈을 담근다."고 하였다. 『난호어목지(蘭湖魚牧志)』 「어명고(魚名攷)」에는 '유어(柔魚)'라고 하면서 "전라도 사람들은 '호독이'라고 부르고, 황해도 사람들은 '꼴독이'라고 부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꼴뚜기젓을 담그려면 생꼴뚜기의 먹통과 눈을 뗀 다음, 굵은 소금에 절여 3∼4일 두었다가 물을 빼고 다시 켜켜이 쌓은 꼴뚜기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려 가며 항아리에 담아 석 달 정도 삭힌다. 삭힌 꼴뚜기를 건져서 냉수로 빨리 씻은 후 다진 파·마늘·생강을 넣고 무쳐서 항아리에 담아 두었다가 먹을 때 꺼내 씻어서 고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에 무친다.

50~60년대 전주에 비빔밥을 잘하는 음식점 '옴팡집'이 있었는데, 1958년 11월 19일 자 [동아일보]의 '팔도강산 발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라는 기사엔 "전주에 들릴 기회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유명한 전주비빔밥 한 그릇 먹어본다"고 했다. "마담 이 여사가 손수 간을 맞추며, 반드시 주문받고 나서야 음식을 만들어 백반을 먹으려면 적어도 한 시간 반 내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성게젓, 고록젓, 전어밤젓이 특미에 들고, 타지방에서는 못 보는 꼬들빼기김치 등은 누구의 구미도 당길만하다고 나온다.

1975년 10월 23일 자 [경향신문]에는 "꼴뚜기젓을 만드는 방법에는 소금을 한 번 치는 경우와 두 번 치는 경우가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꼴뚜기젓을 만들 때, 꼴뚜기 작은 것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뺀 후 항아리에 넣는데, 맨 밑바닥과 위는 소금을 넉넉히 뿌리고 중간에는 소금과 꼴뚜기를 켜켜이 담아 뚜껑을 덮은 뒤 서늘한 곳에 두고 삭힌다. 또한 전라북도에서는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 꼴뚜기를 소금에 버무려 항아리에 담고 밀봉한다. 이와 달리, 경남도에서는 일단 꼴뚜기에 소금을 뿌려 소금물을 뺀 뒤에 다시 소금을 뿌려 한나절쯤 두었다가 항아리에 담는다"라고 나온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고록무김치(꼴뚜기무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고록무김치는 소금에 절여 잘게 썬 꼴뚜기와 나박썰기해서 소금에 절인 무를 고춧가루로 버무리고 채 썬 양파·풋고추·붉은고추, 다진 파·마늘, 통깨, 실고추를 넣어 잘 버무려서 3~4일간 숙성시킨 것이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꼴뚜기무생채'를 만들어 먹는다.절였다가 고춧가루로 버무린 무채와 소금으로 씻어 채 썬 꼴뚜기를 양념(고추장, 설탕, 식초, 참기름, 다진 파·마늘, 깨소금, 소금)으로 무친 것이 꼴뚜기무생채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먹는 곳도 있다. 이용기(李用基, 1870~1933)가 1924년에 지은『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간을 두 번 했다 하여 '재간꼴뚜기젓'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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