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4:54 (토)
"24년간 영사 관련 인연 살려 한·몽 우호 증진 힘쓸 것"
"24년간 영사 관련 인연 살려 한·몽 우호 증진 힘쓸 것"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4.03.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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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사람] 척터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

한국 대학·대학원서 박사까지 공부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장직 병행
법률가 아버지 영향받아 법학 전공
2020년 주부산몽골영사 취임·근무
주부산몽골영사관 집무실에서 척터 우너르자야 영사가 몽골·한국 양국의 교류와 협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과 포부를 밝혔다.
주부산몽골영사관 집무실에서 척터 우너르자야 영사가 몽골·한국 양국의 교류와 협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과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서 쌓은 24년간의 영사 관련 인연을 통해 부산은 물론, 한국·몽골, 양국의 우호 증진과 협력 교류를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척터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는 24년간 한국에서 대학과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형설의 공을 쌓은 몽골에서는 많지 않은 한국통이다. 수교 초기 한국 유학생이 200명도 채 안 되는 때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원 석·박사 수학 과정을 밟는 동시에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장 등을 역임하며 몽·한 우호증진에 기여했다.

그는 국민대 정치대학원에서 교수를 맡는 등 오랜 한국생활을 통해 맺은 인맥과 빼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몽골·한국 양국의 우호와 재한국 몽골 국민의 안전 등 권익 신장에 큰 밑거름을 만들고 있다. 특히 20여 년간 한국 생활과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에서 익힌 한국에서의 영사 관련 경험을 토대로 몽골·한국 양국의 교류와 협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과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22년 7월 부산 홍법사에서 열린 '부산 몽골 전통 나담 축제'.
지난 2022년 7월 부산 홍법사에서 열린 '부산 몽골 전통 나담 축제'.

올해 '몽골 방문의 해' 한국인 무비자

척터 우너르자야 영사는 2020년 주부산몽골영사관 영사로 취임해 4년째 머물고 있는 부산 생활에는 "너무 좋다"는 한마디로 부산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부산사람이 좋고 날씨 또한 따뜻해 살기 좋다"며 "특히 부산은 몽골의 인구와 비슷한 점이 더욱 가까움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주부산몽골영사관은 지난 2016년 3월 10일 개관했다.

관할 구역은 부산, 울산, 대구, 광주, 경남·북, 전남·북이다.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주부산몽골영사관은 관할지역에 살고 있는 1만 2000여 명의 몽골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등의 영사 업무를 수행한다. 주부산몽골영사관 개관과 함께 에어부산에서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에 부정기편을 취항하고 이어 2017년 6월 몽골항공이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취항해 부산과 몽골의 거리를 좁혔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은 닫혀있다가 최근에는 몽골항공이 주 2편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JTBC 예능프로그램 '택배는 몽골몽골'이 방영되면서 몽골의 아름다운 초원과 별이 가득한 몽골의 밤하늘을 즐기려는 몽골 여행자들이 늘어나면서 올 4월부터는 주 9편 운항을 예정하고 있다. 척터 영사는 "몽골에서는 올해를 '몽골 방문의 해'로 지정해 전 세계 관광객의 몽골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인은 무비자 혜택을 제공하는 등 한국과 몽골의 우호와 교류 확산의 기회로 삼고 있다. 올여름 많은 한국인의 몽골 여행을 바란다"고 밝혔다. 여름에 개최되는 나담축제는 몽골의 대표적인 민속축제이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몽골 관광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2일 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을 방문한 모습.
지난해 3월 2일 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을 방문한 모습.

수흐바타르구의회 의원단 한국 방문

부산경남울산지역은 몽골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지난 2월 몽골 국회의원 보좌관 일행 3명이 스마트 6차 농업 수도로 발돋움하고 있는 밀양시를 방문해 선진 농업을 견학했다.

지난 1월 몽골 수흐바타르구의회 의원 방문단이 경남도의회를 찾아 몽골과 국제교류 강화와 경남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과 교역 확대를 논의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소형원전과 현대로템, 축산물 가공기업, 경남도 농업기술원 등을 견학했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는 지난해 8월 몽골을 방문해 몽골 울란바토르 무역관과 대통령궁에서 간담회를 열었고,

몽골 측이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는 몽골의 에너지 정책과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에 따른 원자력 발전, 육류 생산 대비 가공 기술력 확충에 관심을 보이자 경남도의회가 수흐바타르구의회 의원단 방문을 성사시켰다. 방문단은 한국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고성군 독수리체험관을 찾았다. 몽골 방문단은 몽골에서 한국을 찾는 2000여 마리의 독수리 중 절반 가까이가 고성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지난 20여 년간 먹이 주기 활동을 해오고 있는 '독수리 아빠' 김덕성 한국조류보호협회 고성지회장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해 12월 8일 부산한몽문화경제교류협회에 참석한 척터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
지난해 12월 8일 부산한몽문화경제교류협회에 참석한 척터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

주경야독 끝에 직원에서 몽골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장으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나고 자란 척터 영사는 법관이자 법률가인 부친의 영향으로 몽골국립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장학생으로 선발돼 지난 2000년 12월 한국 한동대학교에 유학을 와 국제지역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진학해 2021년 국제협력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국민대학교 대학원 법학과정에 진학해 2020년 법학박사를 수료했다. 올해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대학원 수학 중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에서 재한국 몽골 노동자 관련 업무를 맡았다. 한국기업의 외국인 고용허가제인 외국인 고용 관리시스템(EPS시스템) 업무를 맡아 몽골 노동자들의 한국 취업을 도왔다. EPS시스템은 고용기업의 사업장 현황조회와 민원 신청 현황조회, 알선 현황조회 및 적격자 선정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척터 영사는 몽골 노동자의 한국 취업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13년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장으로 부임해 본격적으로 몽골 노동자의 한국 취업 일선에서 그들을 도왔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몽골 국민은 공식적으로 5만 4000여 명이다. 한국·몽골 수교 30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 1월 한국 체류 몽골인은 4만 9765명으로 국내거주 외국인 중 8번째이고, 유학생은 8865명으로 국내 외국 유학생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체류 인원이 늘고 있는 국가이다. 유학이나 취업 등으로 한국에 살다가 귀국한 몽골인은 30만 명이 넘어 몽골 전체인구의 10%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은 몽골의 5대 교역국이자 7번째 투자국이기도 하다. 이처럼 몽골 노동자 한국 취업 관련 업무는 몽골의 주요 업무이다. 척터 영사는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장을 맡아 재한국 몽골 노동자의 권익 신장과 안전 등 총괄적인 영사 관련 업무를 현장에서 익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8일 부산 홍법사를 방문한 척터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
지난해 10월 8일 부산 홍법사를 방문한 척터 우너르자야 주부산몽골영사.

한·몽 수교 34주년, 문화 이어 경제교류 기대

척터 영사는 지난 2020년 주부산몽골영사로 부임했다. 그는 2008년 몽골 외무고시에 합격해 이미 외교관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몽골 사회복지부 한국사무소장 역임 후 영사로 부임하면서 외교 일선에 나서게 됐다. 그는 문화 교류에 이어 한국과의 교역 등 경제교류 확대를 바란다. 몽골은 한국보다 16.5배가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드넓은 초원과 고비사막으로 대표되는 목축업은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캐시미어와 울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희토류 등 광물자원도 풍부해 한국과 몽골 기업 간 교역 등 경제교류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제조, 화학, 항공, IT 등 최첨단 산업이 활발한 부울경지역의 기업과의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990년 한·몽 수교 이후 올해로 34주년을 맞고 있는 한·몽 간 교류는 주로 문화 부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0년 한·몽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연세대에서 나담축제를 열고 몽골 전통씨름을 마련했다. 2022년 7월에는 부산 홍법사에서 '부산 몽골 전통 나담 축제 2022'를 개최했다. 주부산몽골영사관이 주최하고 홍법사·한나래문화재단이 공동주관한 축제에는 부산경남지역에 거주하는 몽골인 등 2000여 명이 참가해 몽골 전통문화와 놀이를 즐겼다.

오는 8일부터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1회 몽골영화제'를 개막한다. 몽골의 유목생활과 전통문화를 영화로 만나는 특별한 기회를 부울경 주민들에게 선사한다. 척터 영사는 "다채로운 자연을 품은 나라 몽골의 유목생활과 전통문화를 영화로 만나는 기회를 통해 몽골과 한국과의 우호와 문화교류, 나아가 경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몽골영화제에 이어 오는 8월께 오케스트라 등으로 구성된 '몽골어린이 음악 공연단'을 초청해 부산에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몽골인 '솔롱고스' 한국 호감 높아

몽골인들은 한국을 '솔롱고스'라고 부른다. '무지개가 뜨는 곳'이라는 뜻이다. 오랜 역사적 인연과 한국에 호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몽골에는 함안 출신으로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인 애국지사 이태춘 의사가 잠들어 있다.

몽골 속담에 '좋은 말은 타봐야 알고 좋은 친구는 사귀어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물은 건너봐야 알고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우리말 속담과 닮았다. 24년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영사 관련 인연을 가진 척터 영사. 그는 오랜 한국과의 인연과 한국에서 익힌 유창한 한국어 능력과 몽골 초원의 빛나는 미소를 한·몽 양국 우호를 위해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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