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는 더 이상 한 명의 리더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변하는 사회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한 사람의 경험과 통찰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내부의 소통뿐 아니라 외부의 소통이 중요시된 환경에서 한 개인이 혼자 모든 관계를 대응하기엔 너무나도 벅찬 환경이 되고 말았다.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경험과 소통 방식이 모두 중요해졌다. 종전처럼 카리스마 있는 한 사람이 모든 조직을 이끌고 가는 구조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대표 리더'는 존재할 수 있지만 대표 리더가 모든 내용과 절차를 잘 알기는 어려워질 정도로 각 분야의 전문성이 중요해진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대안이 바로 다수의 멤버가 리더십을 '공유'하는 'We리더십'이다. 이화여대 정명호 교수는 'We리더십'을 정의하며, 이는 대표리더가 자신의 권한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권한이 리더십 그룹 내부에 분산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리더십이 수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권한은 "DAC"로 요약된다. 방향 설정(Direction), 사업 정렬(Alignment), 헌신 유도(Commitment)를 수행하는 권한이다. 'We리더십'은 DAC 권한을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특정 팀의 조직원 전체가 DAC 기능을 수행하도록 능력을 갖추게 하는 집단적 리더십 형태이다.
'We리더십'은 리더 개개인의 새로운 재능을 강화하거나 계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관계에 집중한다. 'We리더십'은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리더십 안의 다른 팀원들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연결된 팀원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칠지 관리하는 과정이다. "팀 전체를 리더로; 'We리더십'이 뜬다"의 저자 정명호는 'We리더십'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소통방법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리더십 그룹 내부의 의사소통에 심리적 안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라.
리더십 조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때 다른 사람이 이를 무시하거나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되도록, 직분이나 연륜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솔직하게 토의하고, 그 의견을 수용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리더십 조직원이라면 어떤 주제든 공평하게 토론하고,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소극적인 사람들을 위해 '발언하지 않은 사람의 의견을 묻는' 원칙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조직원이 개인 목표 달성에 매몰되지 않고 조직 전체 관점에서 일을 수행하는 자세를 갖추는 데 집중하라.
한 리더십 그룹이 얼마나 팀 전체가 함께 일하는 것을 중시하는지 아는 방법은, 그 팀의 그룹토의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얼마나 집중하며, 호응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발표에 집중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다른 리더의 의견에 집중할 수 있는 리더십 그룹만이 참된 'We리더십'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
끝으로, 조직원들이 하나의 공통된 인식 구조를 가지도록 한 가지 "철학"을 공유하는 언어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라.
'We리더십'의 조직원들은 일이 어떻게 진행되야 하는지 하나의 공통된 지식 구조, 즉 한 가지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공통된 철학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현대 사회에서 더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일의 성격을 단순하고 쉬운 용어로 정의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반복적으로 조직원들이 공유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공통된 인식을 위해 함께 사용하는 특정 언어나 용어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어 하나의 선택이 일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좌우하기에, 공통된 일의 이름, 모토를 매우 신중히 정하고,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공통된 인식을 이루어가야 한다.
모든 조직이 처음부터 'We리더십'을 세울 수는 없다. 오히려 한 사람의 리더가 세워온 조직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We리더십'으로 전환해 가는 과정을 겪고 있는 조직이 더 많다. 한 사람의 카리스마형 리더십에서 집단적 리더십인 'We리더십'으로의 변화는, 기존의 리더가 자신의 불완전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한 사람의 카리스마 리더가 리더십 그룹으로 권한을 이양하기 위해 심리적 안전을 확보하고,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일하는 태도를 심고, 한 가지 "철학"을 공유하도록 유도할 때, 조직은 새로운 차원의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