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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가야 '전시실' 둘러보기
세계유산 가야 '전시실' 둘러보기
  • 경남매일
  • 승인 2024.03.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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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얼마 전, 일요일이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산행하는 모임을 이끌고 새롭게 단장한 국립김해박물관을 찾았다. 무릎이 좀 불편하다는 이가 있음을 핑계 삼아 오늘은 산행보다는 우리가 사는 이웃에 산재한 문화유산을 둘러보면서 시야를 새롭게 하자는 제안에 모두가 흔쾌히 찬성이다. 최근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성동고분의 박물관 주차장에 모여 수로왕릉(납릉)은 이미 참배하였기에 가락국 시조왕후릉(후릉)이 있는 구지봉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을 그냥 지나갈 수 없다며 보고 가자는 의견에 찾으니 우리나라 최초의 서사시 구지가가 반긴다. 모두가 누가 말하지 아니했는데도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만약 내밀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에, 신령스러운 거북이를 머리를 내밀지 아니한다고 구워 먹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향가로 번역한 동국대 김영희 교수의 '균열이 된 뜻이 무엇이냐, 균열이 된 뜻이 무엇이냐, 만약 그 뜻을 나타내지 아니한다면, 태워서 연기가 나도록 하겠다.'를 언급한 후, 묘예 김의박의 '신이시여, 신이시여, 마리(首·宗·王)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을 것 같으면 굽고 구워 먹으리라' 소개에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의 수릉원 자리에 김해운동장을 만들면서 그곳 고분을 수습하여 전시해 놓았는데, 그렇다면 대성동고분군에서 수로왕릉까지 옛 이곳에 살던 조상들의 안식처를 파헤쳐 오늘의 모습을 갖춘 것이 아닌지? 그 업보가 두렵다. 대성동고분군에 올랐다. 여기저기 발굴한 곳에 조경수로 표시해 놓고 그 옆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장을 역임한 친구가 개발에 앞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일화의 설명에, 누구는 낮은 형태의 고분이라지만 주변이 매립되었기에 높은 고분이었음을 넌지시 말했다.

대성동고분군 정상을 가로질러 연말 한해를 돌아보며 밝아오는 새해를 기원하는 종각을 찾았다. 그때 눈높이는 맞는데, 오늘을 생각했더라면 천문대 쪽 분성산 정상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 아쉬워한다. 종각 주변 어느 영문학자의 시비를 보면서 국립김해박물관으로 향했다. 길가 한쪽에 장유 택지 개발로 자리를 옮긴 석불 앞에 누군가 꽃 공양이 이채롭다. 경주박물관의 기마 인물상을 김해로 돌려받기 위해 고심이라 하는데, 있던 자리로 모셔야 할 석불이기에 가만히 손을 모았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새롭게 단장한 국립김해박물관 상설전시장에 들어섰다. 안내 여직원이 핸드폰을 받고 있다. 그냥 지나가도 되는데 입심 좋은 인사에 반응이 없다. 이건 아니다 싶은데, 여기는 문화해설사도 한 명이 없냐고 물어서 문화해설사보다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다며 이끌었다.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진 가야 사람의 물고기를 잡는 풍경이 곡선 화면으로 음악과 다가오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자리에 앉았다.

안쪽에 볼 것이 더 많다며, 일행을 재촉했다. 공간마다 가야의 항아리다. 어디 어디의 고분 발굴에 나온 것이라며, 자세하게 1∼2 숫자로 설명해 놓아 이해는 쉬운데 흥미가 별로다. 철정 단어도 생소한데 공기가 무겁다. 항아리를 보며 청자 백자가 아닌 분청도자기가 왜 진례에 많은지? 항아리 형태를 살피면 처음에는 굽이 두툼하다가 세월이 감에 날씬하게 변모하였고, 화폐단위로 쓰인 철정도 길쭉한 직사각형 두툼한 끝부분을 철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테두리를 납작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그제서야 지루함을 떨쳐낸다.

김해가 가락국인데 어찌하여 '가야'라는 말만 있고 가락국이 없느냐는 물음에, 전.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장이 이곳 국립김해박물관을 짓기 위해 시장님을 모시고 몇 번이고 서울을 오가며 국비를 받기 위해 노력했는데, 가야 유물을 보존 관리하기 위해 지었다 한다. 도청 소재지에 한 곳의 국립박물관이기에 이미 진주에 있는데도 특별히 '가야' 유물을 내세워 어렵게 만든 박물관이라 한다. 그래도 온통 항아리에서 시작해 항아리로 볼 것이 별로란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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