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8:20 (토)
장목관광단지, 기업혁신파크로 비상 하나
장목관광단지, 기업혁신파크로 비상 하나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4.02.28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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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유치사업 1조 4000억원 투입
장목관광단지 부지 47만㎡ 확대
정부, 규제 완화·세금 감면 등

거제 장목관광단지가 국토교통부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에 지정됐다는 소식이 연일 지역의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시가지에는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즐비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국정과제 세계적인 문화산업도시 구축 탄력'이라는 보도도 잇따른다.

정작 장목면 구영마을을 비롯한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27일 경남도 담당 부서 직원이 현지를 방문 의사를 타진했지만 냉랭한 분위기였다고 주민들은 밝혔다. 4차례나 제목만 바뀌면서 거의 30년 가까이 끌어온 터라 변죽 외 다를 것이 없다는 푸념이 주류다.

이번 기업혁신파크는 장목관광단지개발사업에 면적만 늘린 형태다. 정부,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아니라 전액 민자유치사업이다.

지난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 28년 전이다. 대우그룹이 ㈜대우건설을 통해 장목면 구영리 일대 330만㎡ 부지에 1조 3000억 원을 투입하는 당시 지역 최대 사업이었다. 18홀 골프장, 호텔, 컨벤션센터, 테마파크 등을 건립해 해양종합위락단지를 운영할 계획이었다. 착공식도 현장에서 거창하게 치렀다. 이렇게 꿈에 부풀었던 사업이 1998년 IMF 경제 위기에서 대우그룹이 해체됨과 동시에 결국 김우중 회장이 손을 들면서 2011년 사업을 포기한 이후 방치됐다. 현재까지 표류 중인 미개발사업이다.

현재 장목관광단지 사업부지는 125만 987㎡(37만 8424평) 규모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 소유한 부지는 38만 6892㎡(11만 7035평)이다. 이중 (주)부영주택이 공매로 낙찰받은 부지는 26만 6305㎡(8만 557평)이다. 또 59만 7790㎡(18만 832평)는 국·공유지, 개인 부동산 등이다.

경남도는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경남개발공사를 통해 사업 재개를 시도했다. 지난 2020년도에는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지확보를 위해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 '2020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제출해 우선 대우건설부지 매입안 원안 가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때 대우건설 소유 부지매입가는 이 회사가 최초 매입가격 266억 원을 반영했다.

지난 2022년 5월, 전략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JMTC컨소시엄(Jang Mok Tourism Complex Consortium)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한국투자증권(주)을 대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주), (주)다산네트웍스, (주)에스에이치홀딩스, 와이디씨홀딩스(주), (주)지앤아이디씨로 구성했다.

이 사업이 갑자기 기업혁신사업이라는 포장을 달고 나타난 것이다. 이번에는 국토교통부 공모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에 선정됐다는 것이다. 산업과 관광, 주거와 교육 등 자족 기능이 복합된 혁신 공간을 조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다양한 지원책도 확대한다는 1호 프로젝트는 △개발면적 50% 이상 소유 시 토지수용권 부여 △주 진입도로 설치비 50% 지원 △법인세 감면(사업시행자 3년 50%, 2년 25%, 신설·창업기업 3년 100%, 2년 50%) △국·공유재산 임대료 20% 감면 △유치원·대학교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 △건축특례(건폐율·용적률 국토계획법 1.5배)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업지도 기존 장목관광단지 125만 987㎡(37만 8424평) 규모보다 47만㎡ 늘린 172만㎡로 규모다. 의료·바이오, 정보통신기술, 문화예술 등 3대 산업 중심 기업도시를 구축하고 사업비는 1조 4000억 원이다.

오는 2025년 3월 국토교통부에 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실시계획을 통합한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면 2026년 착공, 2030년까지 주요시설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생산유발효과 2조 5000억 원, 1조 원 부가가치 유발, 1만 6000여 명 고용 유발 효과를 비롯해 연간 450만 명 관광객 유치, 정주인구 유입 등을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거제는 이미 남부관광단지, 10여 단지 이상의 아파트건설계획 등이 중단 상태다. 관광단지는 환경영향평가 본안협의를 마친 상태지만 경남도의 인허가가 미뤄진 상태다. 다른 골프장과 아파트 건설단지는 아예 자금이 문제다. 한쪽은 재원을 투자한다고 해도 추진이 안 되고 또 다른 쪽은 자금을 구할 수 없어 추진을 못 하는 처지다.

이런 점에서 천문학적인 민자사업 기업혁신파크 선정은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로 전락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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