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4:23 (목)
"보치아 매력 알리고 장애인체전서 경남 위상 높일 것"
"보치아 매력 알리고 장애인체전서 경남 위상 높일 것"
  • 장영환 기자
  • 승인 2024.02.27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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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장애인보치아연맹 탐방
회장 지영옥·사무총장 김이종

10월 '경남 장애인체전' 준비 구슬땀
보치아, 서울 패럴림픽부터 9관왕 달성
선배·후배 스포츠로 잇는 유대 과시
랭킹 3위 김경수, 금메달 목표 훈련
경남연맹, 선수 든든한 울타리 역할
오는 10월 장애인체전 보치아 종목에 출전하는 김경수 선수가 경남장애인보치아연맹 훈련실에서 공 던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 장애인체전 보치아 종목에 출전하는 김경수 선수가 경남장애인보치아연맹 훈련실에서 공 던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츠에서 인기-비인기 종목의 명암은 뚜렷하다. 실제 장애인 스포츠 종목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종목이 있다. 보치아(boccia) 종목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보치아는 고대 그리스 시대 공 던지기에서 유래한 종목으로 한국은 1988 서울 패럴림픽부터 2020 도쿄 패럴림픽까지 금메달 9관왕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팀과 선수들, 나아가 보치아 종목 자체는 그에 걸맞은 대우를 못 받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프로는 비록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해야할 바를 품고 묵묵히 나아간다고 했던가. 오는 10월 경남에서 열리는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240여 일 남은 지난 27일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경남장애인보치아연맹(이하 경남연맹) 훈련실을 찾았을 때 한겨울임에도 땀 내음이 풍겨 나오고 있었다. 이날 김경수 선수, 김이종 경남연맹 사무총장, 김태환 활동지원사를 만나봤다.

장애인 체전 종목 보치아란?

본지가 경남연맹을 방문했을 때 김이종 사무총장은 바빠 보였다. 사회복지 사업과 경남 보치아 선수단 감독 업무를 겸하고 있다는 그는 기자가 방문하자 서류철을 뒤로하고 훈련실로 안내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듯 보치아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기 보다는 직접 보라는 것이었다.

훈련실에는 김경수 선수가 김태환 활동지원사와 공을 주고받고 있었다. 훈련실에서 김 사무총장은 보치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치아는 규칙이 심플한 게임입니다. 가로 6미터x세로 12.5미터 경기장에서 양 선수(또는 팀)가 빨간색, 파란색의 공 6개를 각각 받습니다. 먼저 한 선수가 표적이 되는 1개의 하얀색 공 가까이에 빨간색 공을 투척하고, 그 다음 상대 선수가 파란색 공을 하얀색 공 가까이에 투척하는 식으로 양 선수는 공을 번갈아 투척합니다. 양 선수는 각각 자신이 던진 공이 하얀색 표적구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에 따라 점수를 얻습니다. 두 선수(또는 팀)가 12개의 공을 모두 사용하면 1세트(보치아에서는 end라고 한다)가 끝납니다. 한 게임은 6세트로 이뤄집니다"라고 간략히 설명한다.

이처럼 간단한 규칙의 게임이기 때문에 보치아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다만 규칙은 심플하나 게임은 고도의 전략을 요구한다. 김 사무총장은 "경기 상대방이 하얀색 표적구 가까이 공을 투척하지 못하도록 상대방 공을 맞추거나, 아예 맞춘 표적구를 멀리 굴려보내는 등의 견제투척을 할 수 있고, 다음 투척을 위한 포석투척 등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 무수한 심리전도 오고갑니다. 즉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안배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참가 선수의 경우 신체의 불편 정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경기는 그 불편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진행된다. 김 사무총장은 "보치아의 참가 등급은 BC1~BC4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의 체급과 같은 것입니다. BC1과 BC2에는 스스로 공을 투척할 수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고, BC1은 보조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BC2는 그러하지 않은 경우로 나뉩니다. BC3에는 신체를 움직이는 것이 어려운 선수들이 보조자와 함께 참가하며, 여기서는 '홈통(공을 던지는 데 사용하는 것)'을 사용합니다. BC4에는 근력에 현저한 장애를 입은 선수 등이 참가합니다"라고 말한다.

김태환 활동지도사 김경수 선수 김이종 사무총장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환 활동지원사, 김경수 선수, 김이종 사무총장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보치아 매력은 무엇

김 사무총장은 본지 기자에게 공을 던져볼 것을 권했다. 빨간색 공을 하얀색 표적구에 맞춰보라는 것이었다. 약 300g 정도 무게가 되는 것 같은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드는 공은 던지자 굴러가지 않고 바닥에 그대로 떨어졌다. 표적구에 공을 바로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 사무총장은 "육체적 중증 어려움을 가진 분들이 할 수 있는 운동, 또 이에 따르는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하면 보치아만한 것이 없습니다. 보치아는 한 사람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자 자기를 실현시킬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한 사람이 '선수'라는 사회적 위치에서 활동하며 자신을 드러내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뛰는 게임이지요"라고 말하며 "이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기관에서 보치아를 하며 활약하는 선배를 보고 후배는 '나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배는 보치아를 후배에게 권합니다. 서로 스포츠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선배는 후배를 이끌고, 후배는 선배를 바라보고 따라갑니다. 나아가 특수학교에서 아이들은 체육시간에 보치아를 즐기고, 학생체육대회를 나가고, 성인이 되면 일반대회에 나가고, 전국대회에 나갑니다"라고 말한다.

김경수 선수와 경기에 함께 출전하는 김태환 활동지원사도 거들었다. "보치아는 몸이 불편한 우리 아이들의 '희망'입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해드리죠. 어느날 장애학생의 어머니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주위에서 보치아를 통해 자기실현을 하는 아이들을 보고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어머니에게 보치아를 권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아이는 한 명의 훌륭한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어머니가 저를 찾아와 말하더군요. '평생 누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본다'라고요. 이것이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보치아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라고 말한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금메달 목표

이번 제4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을 준비하는 경남연맹의 목표는 단연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에 경남팀은 장애인 10명 비장애인 3명이 출전한다. 이 중에서 '에이스' 김경수 선수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2년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혼성 2인조 BC4 부문 금메달, 현재 전국 랭크 3위인 김 선수는 이번 대회의 목표를 금메달로 잡았다. 하이에어코리아의 직원겸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김 선수는 "현재 매일 네 시간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풀잎마을' 후배들, 김태환 선생님, 김이종 사무총장님, 회사의 동료들 등 저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특히 저를 보치아의 길로 이끌어준 지금은 세상에 없는 상문이 형(심상문 선수)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상문이 형의 바톤을 이어받아 이번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김 사무총장은 김 선수와 같은 선수들을 오롯이 지지해줄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김 사무총장은 "다른 스포츠 종목은 비장애인 종목에서 감독이나 코치로 활동하던 사람이 장애인 종목으로 넘어와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보치아는 그러한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사실 저도 보치아를 전문적으로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안타까운 점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 때문인지 더욱 열심히 공부해 당당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김 사무총장은 얼마전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자격을 획득했다. 현재 경남에서 보치아 종목 지도자로 등록된 사람은 김 사무총장을 포함해 3명이다.

김이종 경남장애인보치아연맹 사무총장은
김이종 경남장애인보치아연맹 사무총장은 "보치아는 육체적 중증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고 말한다.

경남장애인보치아연맹 활동

이러한 보치아를 위해 뛰는 선수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 위해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이 설립됐고, 나아가 경남연맹이 탄생했다. 지난 2008년 11월 24일 창립한 경남연맹은 전국연맹과 경남 사이의 소통을 담당하고, 경남 선수들이 전국에서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 경남 선수들 대부분은 '사회복지법인 선린복지재단 풀잎마을' 출신으로, 이전에는 특정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따라서 당시 체계적인 선수관리라는 것은 사실상 없었으며,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선수들이 훈련장을 구할 방법은 없었고, 경기장에 가기조차 힘들었다는 말입니다. 휠체어 등을 함께 실을 수 있는 '전용버스'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경남연맹이 생겨난 이후 각 기관 간 소통과 지원에 의해 그나마 상황은 나아졌습니다. 경남연맹은 선수들을 위해 훈련장을 구하고, 버스를 대여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선수들을 위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현재 경남연맹 선수들은 장비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나가는 10명의 선수들을 위한 홈통과 공은 턱없이 부족한데, 공 세트의 경우 1년에 3~4세트 지원되는 것이 전부다. 선수들은 이를 서로 돌려가며 사용해야 한다. 김 사무총장은 "예전에는 보치아에 새로 진입하는 선수가 장비가 없어서 훈련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라고 말하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시군장애인체육회가 생겨나며 관련 예산으로 조금씩 지원받고 있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김경수 선수는 "현재 비인기 종목으로서 보치아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자리에서 맡은 바를 다할 것입니다. 그러면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보치아의 매력을 알아주지 않을까 합니다"라며 "저는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올림픽까지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저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나아가 한국을 위해서 뛰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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