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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말 바꾸기 현재도 진행형
이재명 대표 말 바꾸기 현재도 진행형
  • 경남매일
  • 승인 2024.02.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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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균 칼럼니스트

남아일언 중천금이라고 했다. 자고로 지도자는 자신이 한 약속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정치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고 하지만 말은 그 사람에 대한 신뢰의 척도가 된다, 정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약속을 자주 번복하면 신뢰는 무너지고 불신을 자초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 바꾸기'가 계속 진행형이어서 국민과 유권자가 이번 총선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인 위성정당 금지는 여당 탓으로 돌리면서 번복했고,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마저 뒤집는 등 민주당 총선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정당 금지는 이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고, 7일 최고회의에서 민주당은 여당의 반칙의 탈법에 대해 불가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화살을 국민의힘으로 돌렸지만,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왜냐면 민주당은 지난 1년 동안 비례대표 선거제도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여당인 국민의힘과 국민과 유권자의 눈치를 살피다가 어느날 이 대표가 "총선에서 깨끗하게 지면 뭐하냐"면서 속내를 드러냈다.

그동안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비례대표 선거제도에 대한 언급을 삼가한 채 총선을 불과 60여 일을 앞두고 이것이 이슈가 되자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결정을 당 대표에게 미루는 정치쇼를 통해 이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결정하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애초 당대표 한 사람에게 국가의 명운이 걸린 선거제도의 결정권을 준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애초 위성정당이 필요 없는 '병립형 선거제'로의 복원을 촉구해 왔으며, 위성정당 창당은 민주당이 준연동형 선거제를 채택할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서 준비한 것이 사실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어떻게 의석수를 배분하는지에 대해 나도 헷갈리는데 국민들이 알 수가 없다'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후에 나온 이재명 대표의 비례대표제 공약 파기를 비난했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밀어붙였던 선거제도다. 당시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면서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 투표용지 길이만 48㎝에 달했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그 길이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가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위성정당 창당으로 결정을 번복하면서 이번 총선에서도 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한 바 있고, 지난해 6월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발맞춰 민주당도 지난해 7월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이 받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표결되기 하루 전인 지난해 9월 20일 페이스북에서 돌연 부결을 호소하기도 했었다.

대선공약인 위성정당 금지 약속도 저버리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천명한 불체포특권에 대한 약속도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밖에도 정책 관련 약속은 수시로 말을 바꾸다 보니 이 대표의 약속을 믿어야 하는지 의문을 더 해 가고 있다. 왜냐면 이 대표의 말 바꾸기는 현재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약속한 후 불가피한 사정이 생길 경우 번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약속을 파기할 경우 국민과 유권자에게 설득력 있는 해명은 있어야 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인의 도리고 정치 지도자의 윤리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사정이나 여야간 합의도 없이 오직 자신의 정치적인 유불리로 약속을 번복하면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그렇게도 국민의 뜻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럼없이 파기하는 언행은 국민과 유권자를 배신하는 행위로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이 '남아일언 중천금'을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 지키지 못할 공약을 하는 것도 국민과 유권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다. 국민과 유권자들이 냉철하게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 검토해 보는 지혜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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