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1:41 (일)
도민 의대 증원 '바람' 속 총파업 '태풍'
도민 의대 증원 '바람' 속 총파업 '태풍'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4.02.13 21:4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응급실 마비 등 우려 목소리
집단행동 참여 땐 최악 상황
지역의료 공백 해결 지혜 필요

"명분 없다, 지역ㆍ필수의료 공백 없애자는데 의료 파업이라니…." 경남도민의 의대 신설 및 증원 요구와 달리,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단체들의 총파업 투쟁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경남지역 응급실 위기를 우려하는 도민 목소리가 거세다. 종합병원의 중환자ㆍ응급환자 진료와 수술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의료 현장은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의대 정원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때 조제권을 약사에게 넘긴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10% 감축돼 20년 넘게 3058명을 유지했다. 정원 확대는 1998년 제주대 의대 신설 후 27년 만이다. 의사 수 부족으로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같은 말이 나올 정도로 외과ㆍ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인 상태이다.

실제로 경남도의 경우, 인구 40만 명인 경남 거제ㆍ통영ㆍ고성을 아우르는 '지역거점 공공병원' 통영적십자병원의 경우 연봉 3억 100만 원에 사택까지 제공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지원자가 없어서 신경과 전문의가 8개월째 공석인 상태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지역의료 붕괴 현상은 지역소멸을 가속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의대 증원과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의대 증원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89.3%가 찬성할 정도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한 사안이다. 이제는 의사들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야 할 때이다. '파업 불사'만 외칠 게 아니라 지역의료 공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민 건강을 볼모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남도민 A씨는 "경남의 경우, 인구가 전국 4번째로 많다. 그러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74 명에 불과해 전국 평균 2.18 명에 크게 못 미치고, 필수의료를 맡은 의사가 부족한 지역이다"며 "의사들의 증원 반대 투쟁은 기득권 보호 그 자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도민 반응에 대해 경남도는 "지역 의사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의대 정원 확대로 이어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대학별 증원 규모 발표 때 필요한 정원을 배정받도록 정부와 지속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경상국립대 의대 정원을 현재 76명에서 150∼200명으로 늘리고, 비수도권 유일한 인구 100만 특례시인 창원시에 의대 신설을 건의한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성진 2024-02-17 20:41:22
의사들의 집단행동 옳은 처사인가?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없어야 하겠지만 파업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면 담당 의사는 살인 행위가 확실한 것이다.
우리 사회 최고 지식인인 의사들마저 집단행동으로 자신들 집단 이익을 지키려 한다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대다수 국민은 있을 수 없는 행위라 분노하고 있기에 형사처벌은 면하기 어려우리라 확신한다.

김성진 2024-02-14 12:24:43
의사들이 민심을 거역할 수 있을까?
의사들의 자신감은 2022년 파업으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무산시킨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의료 현장이 긴박했던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
의사들이 직역 이기주의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집단행동에 앞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정부와 협의하는 게 먼저다.
집단행동이 없어야 하겠지만 만약 벌어진다면 분명히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 최고 지식인인 의사들마저 집단행동으로 자신들 집단 이익을 지키려 한다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집단행동만은 없어야 우리 의료계가 받아 마땅한 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잃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