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1:13 (화)
"오페라에 한발 다가서면 노년 행복·건강 찾을 수 있죠"
"오페라에 한발 다가서면 노년 행복·건강 찾을 수 있죠"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4.02.07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5살 최연소 단장, 과감한 변화 시도
미국대학 연구 음악 긍정 영향 소개
오페라 역사·지식 알아야 향유 쉬워
"누구나 오페라 즐기는 사회 돼야"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이 지난 6일 제6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이 지난 6일 제6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제6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지면으로 읽는 일곱 번째 강의

강사: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장

주제: 'CEO가 알아야 할 오페라'

"예술가로 태어난 여러분은 인생의 굴레와 시간의 억압으로 인해 자아가 숨어있습니다. 이제 먼지를 털어내고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5살 나이로 최연소 오페라단 단장에 올라 매번 새로운 시도가 가미된 오페라를 제작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이 김해를 찾았다.

그레이스 조 단장은 지난 6일 저녁 김해 아이스퀘어호텔 2층에서 열린 제6기 경남매일CEO아카데미에서 'CEO가 알아야 할 오페라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러시아 쌍트 빼째르부르크 국립음악원과 그네신 국립음악원에서 마스터 클래스(연주)를 수료하고 마그니타 글린카 국립음악원 연주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해외동포 세계지도자협의회 문화예술위원장과 부산 동명대학교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부산을 거점으로 전국적인 규모로 오페라를 제작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예술봉사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날 그레이스 조 단장은 "아는 만큼 들리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라며 클래식과 오페라 등 문화예술에 쉽게 다가서기 위한 기초 배경지식과 에티켓 등을 설명했다. 그의 발표 자료는 재미있는 이미지와 영상을 가미해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특히 성악가 출신답게 강사가 직접 오페라 '축배의 노래' 한 대목을 노래하고 춤추면서 청중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악 향유하는 사람이 슈퍼에이져 될 확률 높아"

그레이스 조 단장은 원우들에게 "일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문화예술을 향유해야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최연소 단장을 맡을 당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오페라는 생명을 잉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기를 낳고 4일째 되는 날 첫 공연이 있었어요. 의사가 조리원에 누워서 나가면 안 된다고 말렸으나 연속으로 공연장에 나가 인사를 전했죠. 만삭이었을 때에도 무대 체크를 위해 공연장에 있었어요. 덕분에 당시 디스크가 오고 고생을 했지만(웃음) 그만큼 더 큰 감동이 있었죠."

그는 과학적 근거를 대며 문화예술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흔 살에도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체코 출신 할머니 사진을 보여주며 슈퍼에이져(나이보다 젊은 뇌를 가진 사람들) 개념을 설명했다. "슈퍼에이져는 어떤 사람들이 될까요?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고 다양한 방면의 배움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합니다. 실제 음악을 배우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슈퍼에이져가 될 가능성 높다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조금 더 클래식과 오페라를 사랑하시라,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미술관에서 예술을 느끼고 음악회에서 연주를 보고 또 후원하는 삶을 산다면 얼마나 멋있을까요?"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는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는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

오페라 배경지식 알아야 즐거운 관람 가능

그레이스 조 단장은 오페라를 더욱 잘 즐기기 위한 기초 배경지식과 에티켓 등을 강의했다. 그는 오페라의 정의에 대해서 "음악, 미술, 연극, 문학, 무용이 어우러진 종합무대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공연이 끝나고 외치는 감탄사인 브라보(남자 가수에게), 브라바(여자 가수에게), 브라비(남자와 여자가 같이 나왔을 때), 브라베(여자가 여러명 나왔을 때)를 구분해 설명했다.

특히 "오페라와 뮤지컬은 혼동하기가 쉽다"며 "오페라는 음악이 중심이고 뮤지컬은 연기가 중심이 된다"며 이 둘의 차이점을 구분했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오페라를 봤다고 손을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입니다. 오페라 가수들은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노래를 하지만 뮤지컬 가수들은 마이크를 씁니다. 분명히 어딘가 숨어 있습니다. 애써 찾지는 마세요.(웃음) 그리고 오페라 무대에 선 사람을 오페라 가수라고 부릅니다. 음악이 중심이니까요. 뮤지컬은 배우라고 합니다. 극이 중심이 되니까요."

그는 오페라를 보고 나서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말고 가수들에게 끝없이 박수를 쳐주기를 부탁했다. 커튼콜 때 박수는 무대를 준비한 가수 외에도 무대 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오페라 구성요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곡, 전주곡, 간주곡, 아리아, 레치타티보, 중창, 합창으로 구분한다. 서곡은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하는 관현악곡이다. 주로 극의 내용을 암시하는 역할을 한다. 간주곡은 막과 막 사이에 연주되는 곡이다. 아리아는 성악가가 부르는 음악적이며 기교가 있는 곡이다. 레치타티보는 대사와 노래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 노래이다. 중창은 두 명이 부르는 노래이고 합창은 많은 사람이 등장해서 부른다.

그는 레치타티보를 잘 들어볼 것을 권유했다. "여러분들이 오페라를 보러 가시면 대사를 읊조리듯 노래하는 레치타티보 때에는 많이 주무십니다. (웃음) 레치타티보는 아주 문학적인 내용을 시사합니다. 그것을 하는 동안에 이야기를 다 풀어가죠. 다른 노래들은 큰 의미가 없는 반면, 레치타티보에는 각 캐릭터들이 이야기하는 순간에 문학적인 내용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페라 보러 갈 때에 아리아 부분에 박수치지 말고, 레치타티보 때 자막을 잘 들여다보시면 그 작품을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오페라 종류(오페라 세리아, 오페라 부파, 벨칸토 오페라, 그랜드 오페라, 징슈필, 베리즈모 오페라, 오페레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페라 세리아는 그리스신화나 고대 영웅담을 제재로 한 엄숙하고 비극적인 오페라이다. 오페라 부파는 오페라 세리아의 상대적 호칭으로 가벼운 내용의 희극적 오페라를 말한다. 벨칸토 오페라는 성악 중심으로 섬세한 발성과 아름다운 목소리에 의한 창법을 말한다. 그랜드 오페라는 부르주아 시민계급의 욕구에 맞춰 탄생한 프랑스의 독자적 오페라이다. 장슈필은 1770년대에 생긴 독일의 민속 오페라이다. 조수미 씨가 불러 인상깊었던 '밤의 여왕 아리아'가 이에 해당한다. 오페레타는 가벼운 희극 오페라를 말한다. 베리즈모 오페라는 사실주의적 오페라를 뜻한다.

오페라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음악 장르(오라토리오, 오페레타, 칸타타)도 설명했다.

오라토리오는 종교적 오페라에 가깝다. 규모와 음악, 구성 등의 면에서 오페라와 거의 흡사하고 주 내용이 성경이다. 오페레타는 작은 오페라라고 해서 슈트라우스의 박쥐 같은 작품이 있다. 칸타타는 보통 교회에서 많이 노래 부르며, 오라토리오보다 더 작은 규모로 더 쉽게 부른다. 독창과 중창, 합창으로 이뤄진다.

"작곡가 베르디만 알면 오페라 7할은 이해"

그레이스 조 단장은 오페라의 탄생과 발전 배경 등 전반적 역사를 설명했다. 그는 오페라의 역사에서 카메라타를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카메라타는 방을 의미하는 카메라(camera)에서 유래한 말인데, 피렌체의 명망가였던 조반디 데 바르디 백작이 시인, 음악가, 화가, 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모아 그리스 문화를 연구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공간을 제공했고 이것이 모임의 명칭이 됐다.

최초의 오페라를 두고 1600년 페리가 작곡한 '에우리디체'와 1607년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사이에 논란이 있으나, 강사는 현대 오페라와 유사성으로 인해 '오르페오'를 오페라의 기원으로 알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

오페라 작곡가에 대해서는 이날 '주세페 베르디' 한 사람만을 강조했다. 그는 "베르디만 알아도 오페라의 70퍼센트를 안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베르디의 유년 시절, 사랑, 작품, 그가 좋아했던 음식 등에 대해 스토리텔링 했다. 베르디는 이탈리아 낭만파 가극에 청신한 힘을 불어넣어, 많은 명작을 남기고, 밝고 아름다우며 또한 극적인 박력에 넘친 음악은 전 세계의 칭찬을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의 정치적인 통일 이전에 통일을 향한 민족적인 염원을 오페라를 통해서 이룩했기에 이탈리아 통일의 숨은 공로자라고 칭송받고 있다. 그가 작곡한 '나부코'에는 이스라엘인들의 포로가 된 히브리 노예들의 슬픔과 희망을 합창으로 노래하는 장면이 있다.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라는 제목의 이 합창은 당시 오스트리아 압정하에 신음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

지난 6일 저녁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열린 경남매일 제6기 CEO아카데미에서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이 강연하고 있다.
지난 6일 저녁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열린 경남매일 제6기 CEO아카데미에서 그레이스 조 뉴아시아오페라단 단장이 강연하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내면 자아 찾기를 소망

그레이스 조 단장은 우리 모두가 문화예술의 가치를 알고 향유하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베르디 클럽27도 소개했다. 이 모임은 베르디의 뜻을 기리며 베르디 탄생일마다 스물일곱 송이 장미를 베르디 생가에 그가 썼던 침대에 바치는 동호회이다.

"이분들이 베르디 오페라를 같이 부르고, 공연도 만들고, 베르디 음악을 연구합니다. 이 사람들의 직업은 다양합니다. 과일장수,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저는 참 부러웠어요. 우리나라는 어느 시간이 지나야 이렇게 될까요? 클래식을 향유하는 데 있어 유럽에는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누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유학 했을 때에도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가 장사를 마치고 오페라 공연장에 갑니다. 자신의 고귀함과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 문화를 향유하고 즐기는 역사가 부러웠습니다. 우리들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레이스 조 단장은 우리 모두가 태어날 때부터 예술가로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세 살, 네 살짜리 아이들 보면 아무 데서나 엉덩이를 흔들고 춤을 춥니다. 하얀 도화지를 주면 마음대로 그립니다. 벽에다 낙서합니다. 여러분들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많은 사회의 조직과 내가 살아온 굴레와 시간의 억압과 여러 가지 것들로 인해 문화를 향유하는 법을 잃었습니다. 나의 예술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수많은 먼지에 쌓여서 숨어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먼지를 걷어내고 천진무구한 예술가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