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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무계리를 한국판 ‘오로빌’로 만들자
장유 무계리를 한국판 ‘오로빌’로 만들자
  • 경남매일
  • 승인 2024.01.3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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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환 시민기자
정창환 시민기자

시민 모두가 자원봉사자이고, 공해 없이 깨끗한 이상적인 도시가 있다면 믿겠는가? 지난해 장유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도시재생 공동체 워크숍’에서 인류 공동체 마을 ‘오로빌’을 소개했다. 설명을 듣고 이곳이 바로 인간이 꿈꿔온 이상향, 즉 유토피아임을 직감했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장유 무계리에서 오로빌의 가치인 ‘개인의 탐욕을 버리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세상’을 실천한다면 모두가 부러워할 공동체가 될 것이다.

오로빌은 1674년 프랑스 왕국이 인도를 식민 통치하기 위해 건설된 푸두체리에서 약 12㎞ 거리에 있는 도시다. 오로빌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97년 KBS 다큐 공동체 탐방 프로다. 1968년에 세워진 오로빌은 ‘모든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이상향(Utopia)’을 꿈꾸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Sri Aurobindo)의 신념에 따라 세워졌다. 그의 신념에는 ‘인간은 과도기적인 존재다. 인간은 완성되지 않았다. 진화는 끝나지 않았다. 이성을 지닌 동물이 자연계의 으뜸가는 존재도 아니다’라고 믿고 있다.

지난해 기준 60개국 3300명이 거주하는 작은 커뮤니티(community) 즉, 공동체 마을이다.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시이며, 1년 중 새로 거주하는 사람이 100~150명 정도다.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며 장기간 6개월 이상을 봉사하는 자의 숫자도 1000명을 넘고 있다. 오로빌 주변 주요 마을에서 매일 출퇴근 하는 직원들이 8000명 정도이며, 일일 방문객이 1000~2000명에 이른다.

오로빌 안에는 크고 작은 공동체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생태 공동체가 바로 사다나 포레스트이다. 천연 재료를 이용해 만든 신선한 빵과 커피와, 100% 절대 채식주의자 들의 비건(Vegan)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딴또(Tanto)라는 이탈리아 음식 전문점에서 구워낸 피자도 유명하다. 파스타, 샐러드 같은 음식도 가벼운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이 공동체의 특징은 구성원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이라는 것이다. 함께 식사와 청소를 하고, 숲을 가꾸고, 거름을 뿌리고, 제방을 쌓고 태양열을 사용하며, 비누나 샴푸도 모두 천연 재료로 만든다. 대소변을 모두 거름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있을 정도이다.

오로빌은 다인종, 다국적, 다문화사회이다. 다양한 인종과 언어, 다른 문화는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지식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융화된다. 또한 이곳의 자연은 최고의 청정지역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광풍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울 때, 오로빌은 좀 더 조용했다고 한다. 단지 지나가는 감기나 독감 정도였다 하니,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오로빌 세계를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많은 배울 점이 있다. 인간은 육식성 동물이 아닌데도 매일 매일 육고기만 즐기는 것은 아닌지, 동물들의 털이나 가죽을 이용하여 옷을 만들고, 마구잡이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아닌지, 함부로 나무나 숲을 베어 내어, 말 못 하는 자연을 파괴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우리 고장 김해는 장유 무계리에 도시 재생 사업이 한창이다. 도시 재생의 모범이 되는 무계리는 곳곳에 부서진 건물이나 버려진 건축물들을 재건축하여, 행복한 공동체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더해 평소 가공식품이나 육고기 양은 줄이고, 논과 바다에서 나는 농수산물을 비롯하여, 몸에 좋은 싱싱한 야채나 과일 등 채식을 많이 하여 건강도 챙기고, 자연 보호에 앞장서는 시민이 됐으면 좋겠다. 무계리 시민 모두가 자원봉사자가 되어 공해 없고, 살기 좋은 한국판 오로빌을 만들어 보자. 여기가 ‘동트는 오로빌’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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