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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김해박물관 '세계유산 가야' 상설 개관
국립 김해박물관 '세계유산 가야' 상설 개관
  • 경남매일
  • 승인 2024.01.2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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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김기원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국립김해박물관이 '세계유산 가야' 상설전시실을 지난 22일부터 개장한다는 희소식을 전했다. 상설전시실 개장에 참석은 못하였으나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그런데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서양 속담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다. 역사는 인간이 만든 역사이다"는 말처럼 일본, 중국은 기록이 부족한 사실(事實)을 사실(史實)로 잘 만들기까지 하는데 우리는 엄연히 있는 사실(事實)마저 제대로 관리 못 하고 있으니 원망스럽다.

가야의 유산에 대해 잠깐 살펴보자. 서기 42년 한반도 남부지방에 김해를 도읍지로 삼고 가야를 건립한 시조 김수로왕의 역사에서 가야의 흔적을 알 수 있으며, 일연(一然)이 쓴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서도 그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김수로에 관련된 것은 많은 것이 없어지거나 훼손됐지만, 그나마 다행인점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복원된 점이라 하겠다. 그리고 삼국유사의 경우 혹자는 삼국유사가 삼국사기에 비해 역사성이 떨어진다고 하나, 내용의 기이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그것은 그 시대 나름의 합리성에 기초하고 있는 바, 무조건 허황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고려해야 할 점은 당시는 지금보다 가야에 관한 참고자료가 많았던 점이다.

그런데 가슴아픈 것은 위에서 언급한 기이성과 역사성이라는 이름 아래 일제강점기 삼국유사 속 가야에 관한 역사는 크게 격하당했다. 그리고 온갖 어용사학자들이 이를 받아들여 그 역사해석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니, 과거부터 지금까지 가야의 역사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립김해박물관에 대해 살펴보자. 국립김해박물관은 지난 1998년부터 구지봉 기슭에 자리 잡았고, 사실상 가야사 박물관으로 운영됐었다. 대내외적으로 가야 유물 전문 박물관의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명성과 무색하게 당시 김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유물조차 제대로 전시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지금까지 출토된 많은 금관가야의 유물을 소장하지 못하고, 타 박물관 수장고에 쌓아놓도록 방관했다. 이 때문에 국립김해박물관은 김해의 역사와 시민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가치'가 부족하거나, '의미'가 부족한 유물을 전시하기보다는 진정한 고민을 통해 '가야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하는 것이다. 전시에는 지금까지 축적된 가야에 대한 연구 성과와 발굴 자료를 반영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 국민, 나아가 세계인에게 우리 가야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전달시킬 필요가 있다.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 혹자는 현재 국립김해박물관이 '최고의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국립김해박물관의 가야사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완이다. 아니, 이는 국립중앙박물관, 나아가 박물관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가야사에 대한 미완의 인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가야사가 제대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박물관 관계자만이 아닌 각계각층의 관심이 필요하다. 가야의 역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전시는 가야 본연의 역사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 국민이 '가야제국의 수도'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라고, 나아가 이 역사가 국립김해박물관 전시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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