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2:15 (토)
클레이아크김해서 세계 예술 스토리 만들어요
클레이아크김해서 세계 예술 스토리 만들어요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1.28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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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술관과 겨뤄도 손색없어
김해미술관 담론 우리가 만들어야
도자예술 스미려면 여러 번 감상
LN 탈루 작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사진=장영환
LN 탈루 작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사진=장영환

수많은 여행객들이 한국을 떠나 여행 한다. 가까운 동남아시아부터 유럽, 세계 전역으로 여행을 떠난다. 시야를 넓히고 많은 체험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국의 분위기까지 만끽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 자료들도 찾아본다. 패키지여행은 가이드 말을 경청하며 숨 가쁘게 여행지 코스를 돈다. 여행 후기가 쏟아지고 같이 여행을 다녀온 사람끼리 추억을 공유한다. 여행의 기억들은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된다.

여행을 가면 세계적인 미술관에도 들른다. 한 예로 '런던 테이트 모던(미술관)'은 미술관에서 보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미술관을 나와 미술관 바로 옆 나무숲에서 돗자리를 깔고 템스강 주변의 정경들을 보며 힐링을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미술관의 작품도 작품으로 다가오고 주변의 정경들도 거대한 작품으로 관람객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미술관 안에서 봤던 작품들은 세월이 가면 기억에 흐릿하게 남는다. 그러나 미술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정경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런던 테이트 모던' 못지않은 미술관이다. 미술관의 규모와 도자 미술관이라는 특이점과 돔 하우스와 큐빅 하우스 외관과 조경이 어우러진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이다. 전시관 안을 돌며 작품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나와 미술관 주변을 소요하며 걷는다면 미술관 자체와 주변의 경관이 어우러진 또 다른 예술 작품을 맛보게 될 것이다.

클레이아크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전시에 드는 정성과 도자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특이함과 주변 경관, 주변의 아늑함, 도자가 주는 마음의 편안함 등에 비해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해서 안타깝다. 특히 겨울이라 미술관이 한산했다. 김해시민, 넓게는 경남도민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클레이아크의 외관과 전시된 작품 수준이 아무리 높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는 빛을 발할 수 없다. 시민들이 이야기를 구성해서 전파해야 한다. 스토리가 갖는 힘이 크다.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그곳의 이미지가 달라진다. 스토리를 아무리 잘 만들어 낸다 해도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떠도는 전설이 될 것이다.

엘라 무케르지 작 개별적 물체가 회전을 통해 집합적으로 구성됐다.  사진=장영환
엘라 무케르지 작 개별적 물체가 회전을 통해 집합적으로 구성됐다. 사진=장영환

클레이아크는 여럿이 와도 좋지만 혼자 호젓하게 가는 것도 추천한다. 여럿이 어울려서 가면 덜 심심하겠지만 작품에 몰입하는 몰입감이 자칫 떨어질 수 있다.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고 난 뒤에 돔 하우스의 돔을 한참을 올려다보길 권한다. 미술관은 한 번 휙 둘러보는 곳이 아니다. 적어도 작품을 느끼려면 간격을 두고 여러 번 가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말이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2천 원이다.

우리가 '모나리자'와 고흐의 작품들을 만나서 예술 세계에 젖는 것도 좋지만 끝없이 새로운 창작 기법에 도전하는 도자 예술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만났으면 한다. 클레이아크에 전시된 작품 이야기가 회자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예술 담론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여행과 미술관의 만남, 문학과 미술관의 만남, 영화와 미술관의 만남 등 콘텐츠 개발이 다양하게 이뤄졌으면 한다.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일상의 풍경' 전시는 상주 작가를 선발해서 이곳에서 머무르며 작품을 몇 달에 걸쳐서 빚고 굽고 만들어서 설치하고 전시하고 있다.

클레이아크는 흙과 건축의 상호 관계적 협력을 의미한다. 흙을 의미하는 클레이와 건축을 의미하는 아크를 조합한 단어로 과학과 예술, 교육, 산업의 협력을 통한 건축도자 분야의 발전을 바라는 것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기본정신이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김해 도예촌과 가야문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곳으로서 지역적인 특색이 있는 곳이다.

만주나스 카마스 작 '개인적인 시' 사진=장영환
만주나스 카마스 작 '개인적인 시' 사진=장영환

클레이아크에서 현재 전시하고 있는 '인도현대도자전'은 주한인도대사관, 주한인도문화원, 인코센터(첸나이) 후원으로 다음 달 25일까지 한다. 돔하우스 전시관에서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기념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지난 2023 하반기 기획전 Keshari Nandan Prasad(케샤리 난단 프라사드) 작가 외 16명의 작가와 함께한다. 전통기법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기에 또 다른 기법으로 만들어 낸 도자 작품을 만나보길 권한다. '간섭무늬' 영상에서 털어내는 먼지를 보면서 나만의 생각에 빠져드는 것도 좋겠다.

세라믹창작센터 국제레지던시는 도예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 전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술가들이 도자예술을 매개로 실험과 교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장소다. 큐빅하우스 갤러리 5~6에서 '일상의 풍경'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전시한다.

'일상의 풍경'은 조은필 등 총 9명의 작가들이 레지던시 기간 동안 경험했던 9가지의 각기 다른 일상적 영감의 풍경들을 선보인다. 9명의 작가가 모두 각자의 개인적인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우리 자신들의 일상을 새롭게 조명해 볼 수도 있다.

미술관 감상을 끝낸 후에 '김해분청도자박물관'에서 달항아리를 보며 내 마음의 달을 안아 보는 것도 좋겠다.

'도자예술' 소로담길 도보 여행으로 분청도자박물관-진례도자테마거리-클레이아크미술관-분청도자판매관 순으로 둘러보는 것도 좋다. 둘러보는 데 드는 시간은 각자 다르다. 꼼꼼하게 감상하려면 한나절은 더 잡아야 한다. 체력도 중요하다. 미술관 전시 공간이 넓고 작품이 많아서 둘러보는데 은근히 운동도 된다. 둘러보고 나면 영양보충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주변에서 차 한잔 마시고 국수도 한 그릇 먹고 둘러본다면 체력 손실 없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날씨도 춥고 실외 여행보다는 가까운 미술관 클레이아크에서 나만의 추억이 있는 예술 여행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 '인도현대도자'전은 다음 달 25일에 끝나고, '일상의 풍경'은 오는 3월 31일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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