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3:08 (일)
김해 삼영산업 전 직원 130명 돌연 해고 통보
김해 삼영산업 전 직원 130명 돌연 해고 통보
  • 신정윤 기자
  • 승인 2024.01.24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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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 이종환장학재단 재원 쏟아
누적 부채 160억 원, 자녀도 포기
"퇴직금 32억 지급 여력 없어 불안"
김해시 진영읍의 삼영산업 입구가 패쇄돼 있다.  연합뉴스
김해시 진영읍의 삼영산업 입구가 패쇄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다 1조 기부액을 자랑하는 기부왕 고 이종환 회장이 설립했던 삼영산업이 전체 직원 130명에게 해고통보를 하면서 근로자들이 엄동설한에 직장을 잃었다. 회사 근로자 중 20년간 일한 장기근속자도 수십 명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김해시와 삼영산업에 따르면 김해 진영읍 본사와 공장의 전 직원 130명에게 해고 통보가 갔다. 회사 측은 경영사정 악화를 해고 사유로 들었다.

근로자들은 설 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임금 또는 퇴직금을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영산업은 누적 부채가 160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로 파악됐다. 회사는 지난달부터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서무현 삼영산업 노조위원장은 "당장 심각한 것은 직원 퇴직금 32억 원을 사측에서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일해온 사람이 많아 재취업도 어려워 극단 상황까지 내몰릴까 불안하다"고 했다.

삼영산업은 지난 1972년 9월 이 회장이 삼영요업으로 설립해 운영해 왔으나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이 커졌다. 건설경기 악화가 이어지자, 내부 건축용 자재인 타일 판매에 애로를 겪은 데다 원자재, 가스비 인상 등이 겹치면서 경영 악화까지 간 것이다.

삼영화학그룹은 지난 2002년 관정 이종환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기부에 회사 재원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회사 직원 최소한의 근로 권리인 퇴직금도 지급하지 못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9월 이 회장이 별세하고 회사가 경영위기에 내몰리자, 자녀들조차 지분 상속을 포기했다.

한기문 삼영산업 대표는 "이달 말까지 외상매출금 등을 최대한 회수해 퇴직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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