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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대신 자랑스러운 한글 사용하자
외래어 대신 자랑스러운 한글 사용하자
  • 경남매일
  • 승인 2024.01.2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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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환 시민기자
정창환 시민기자

누가 어디 사냐고 물으면, 우리는 보통 "저는 xx 아파트 살아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뒤에 붙은 아파트는 사실상 영어가 아닌 외래어입니다. 아파트의 올바른 영어는 apartment(house)이지요. 굳이 영어로 안 바꾸면서 우리말처럼 동화되어 쓰이는 말이 외래어입니다. 외래어의 사전적 의미는 발음이나 용법이 한국어의 특질과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적을 때도 한글로 적고, 외국어 의식이 없고, 널리 쓰이고, 사용 빈도가 많고, 차용 기간이 긴 언어를 뜻합니다. 이러한 외래어로 인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깨뜨리고 우리 겨레의 넋이 말에서 떠나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보다 더 심각한 폐해가 외국어의 지나친 사용입니다. 아파트 이름을 예로 들면, 무슨 ~ 스테이트 , ~파크 , ~캐슬, ~포레나니, 아크로~, 써밋이니 이루 다 열거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뜻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기가 지은 아파트니까, 건설 회사 이름을 붙이는 것까지는 홍보도 되고, 비교도 되어서 모두에게 공감이 가지요. 혹시 돋보이고 싶고, 외국 이름을 아파트에 붙이면 값도 오른다고 생각 하는 건 아닌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 중에 하나가 서울에 있는 '현대 아파트'랍니다. 순수한 우리말이지요. 위치 좋고 명성 있으면 아파트 이름하고 집값하고는 별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말에도 샛별 아파트, 나리~ , 은하수~, 빛고을~, 그린 나래~ , 푸르지오~, 은가비~, 누리봄~, 다온~(좋은 일이 다 온다는 뜻의 아파트) 이렇듯 우리말에도 얼마든지 아름답고, 예쁜 이름들이 있지요. 영어와 한글을 섞어서 무슨 뜻인지 모르는 채 쓰는 외계인 아파트 이름도 많지요.

다행히 최근 서울시에서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가이드라인을 정한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시범을 보여 호응을 얻으면 전국적으로 확대해도 좋을 듯합니다. 벌써 부산에서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름이 너무 길거나 외계인 아파트 같은 이름들은 바꿔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나라와 나라, 대륙과 대륙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문화 교류도 잦아지고, 세계에서 미국에 유학하는 외국 학생의 숫자가 중국이 제일 많다고 하는데, 인구수에 비례하면 중국이 아니고 바로 우리나라가 1위라고 합니다. 이렇듯 해외 유학이나 해외여행의 빈도가 높아지고, 국제결혼도 많아지고, 소위 글로벌(국제화) 시대가 되다 보니, 우리나라 말도 알아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외래어도 자꾸 증가하게 되었지요. 시류에 따라 적응하는 게 국제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외국어와 외래어의 지나친 사용이 우리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김해 지방에는 다문화가정이 많이 늘어나는 요즈음, 갓 태어난 아이들은 최소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라도, 우리말을 먼저 익힌 후에 외래어나 외국어를 익히는 것이, 아이들 정서나 언어 습득 발달 과정에 좋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김해시민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도시재생사업이 한창인 장유 무계리부터 새로 설치하는 입간판이나 아파트 이름을 아름답고 예쁜 우리말로 지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독립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며,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수로 따져,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독특한 한글을 보유한 자랑스러운 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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