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6:40 (토)
행복은 정신적 풍요에서 피는 꽃이죠
행복은 정신적 풍요에서 피는 꽃이죠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1.18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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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넘기기 ③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행복한지의 판단기준은 명랑성
우리는 사물자체는 알 수 없고
오직 현상하는 대로 인식할 뿐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책 표지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책 표지

"당신의 인생은 행복하십니까?"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 때로는 공허하게 들린다. 고통의 바다 위에 태어난 우리가 행복만을 추구하며 사는 것은 반쪽짜리 인생이라는 말도 있다. 행복은 외적인 조건만 갖춰지면 되는 것일까? 행복은 구름 같기도 하다. 우리의 공허한 마음속을 파고드는 철학자가 있어서 눈길을 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열풍으로 한반도가 뜨겁다. 오프라인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을 둘러보면 쇼펜하우어 관련 책이 몇 권이나 베스트셀러 최고순위에 올라와 있다. 염세주의자로 오해받던 그가 어째서 지금 한국의 서점에 불려 나와 아이돌 못지않은 `쇼펜하우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행복은 단순한 기법 몇 가지로 얻는 것이 아닌 까닭에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서 지갑을 기꺼이 열고 있는 독자들이 많다.

서양철학사에서 쇼펜하우어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중에서 키르케고르, 니체, 비트겐슈타인 등 내로라하는 철학자들이 영향을 받았다. 작가, 예술가 등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의 영향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는 여기서는 차치하자. 인문학 앞에서 서성거리며 공부 좀 해보겠다고 한다면 그를 만나고 가는 편이 좋다.

그럼 왜 지금 이 시대에 쇼펜하우어 열풍인가? `대중과 유리된 기존의 공허하고 난해한 철학과는 달리 쇼펜하우어의 에세이는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생활 철학을 담고 있다`고 홍성광은 옮긴이 서문(`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에서 밝히고 있다. 그의 `행복론`은 삶의 지혜를 위한 아포리즘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인간 기질에 대한 그의 분석과 현실적 조언에 무릎을 치며 공감하며 깊이 몰입하게 될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행복과 향유에는 주관적인 것이 객관적인 것보다 비할 데 없이 중요하다. 건강과 조화로운 신체에서 비롯되는 차분하고 명랑한 기질, 분명하고 생기 있으며 통찰력 있고 올바르게 파악할 줄 아는 분별력, 온건하고 부드러운 의지, 그에 따른 한 점 부끄럼 없는 양심, 이런 것은 지위나 부로 대신할 수 없는 장점이다"고 하면서 "명랑함만이 행복의 진짜 주화(鑄貨)와 같은 것이다. 직접적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명랑함밖에 없기 때문이다"라며 명랑성을 강조한다. 니체가 강조한 명랑성이 여기서 한껏 강조가 되고 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는 것은 사물의 객관적이고 실재적 모습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우리의 견해다"는 쇼펜하우의 말은 눈여겨 볼만하다.

`인생론` 부분에서는 "우리는 사물들을 그것들이 본래 존재하는 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현상하는 대로만 인식할 뿐이다", "사물의 기본 성격은 무상함이다"고 한다. 쇼펜하우어의 이 책이 조금 어렵더라도 그냥 물처럼 흐르면서 따라가 보자. 그러면 아는 만큼 보일 것이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곁에 두고 읽는다면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읽는 맛도 있다. 혼자 읽기가 어렵다면 여럿이 모여서 소리 내서 읽는 강독을 권한다. 독서회 모임을 조직해서 읽어도 좋다. 주변에 찾아보면 수많은 독서회가 왕성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그곳에서 함께 읽는 길을 열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인간의 기질이 어떠함을 알고 사물들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적어도 뜬구름 잡는 행복에서 벗어나 삶의 면면을 깊이 들여다볼 준비를 하게 된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주관적인 내면성 확장에 관심을 쏟으며 행복에 한 걸음 다가서고 싶다면 쇼펜하우어를 만나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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