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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근현대사`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부산 근현대사`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4.01.1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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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부산근현대역사관`이 지난 5일 개관했다. 본격 개관에서 앞서 지난 3일 오후 개관식을 가졌다. 개관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부산시의회의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최진봉 중구청장 등 기관단체장과 부산시민들이 참석했다. 내빈으로는 놀란 바크하우스 주 부산 미국 영사와 오스카 츠요시 주 부산 일본국 총영사가 참석했다. 부산 미국영사는 이날 개관한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건물이 부산시 중구 대청동 옛 부산 미국문화원이어서 감회가 남달랐다. 일본 총 영사 역시 개항기 항구인 부산항과 일제 강점기 등 부산의 근현대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인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이어서 소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개관한 부산근현대역사관에는 개항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를 조명한 `근대도시 부산` 또 해방 후부터 산업화 시절까지를 살펴보는 `현대도시 부산` 등으로 전시 공간이 구성돼 있다. `근대도시 부산`에서는 `관문을 열다, 달라진 부산, 근대의 시공간, 부산항의 변천` 등의 주제를, `현대도시 부산`에서는 `생존과 희망의 도시, 산업화 시대의 부산과 부산 사람들, 부산, 민주항쟁의 중심에 서다` 등의 주제를 집중 조명한다.

부산의 근현대사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대표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중요한 역사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부산에서 근현대역사관 개관은 소중한 시대적 과제다. 변방의 위태로웠던 조선이 지금의 훌륭한 대한민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산의 근현대사는 꼭 살펴봐야 할 교훈의 역사이다. 그러나 부산의 근현대사가 늘 아름답고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부산에서는 제국의 침략이 노골화되고 식민의 씨앗이 뿌려지는 등 `통탄과 아픔의 역사`도 존재했다. 이 역시 우리가 품고 반추해야 할 역사적 사실임은 분명하다.

개관 행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등 기관단체장들은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의 의미를 크게 했다. 안 의장은 부산 중구는 부산 정치 1번지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고 말해 놀라게 했다. 그는 부산은 한국 전쟁 때 임시수도로 또 부산 중ㆍ서구는 한때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6ㆍ25 한국 전쟁 당시 부산은 1023일 동안 임시수도로 대한민국의 수도로 기능했다. 부민동 일대는 한국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가 됐다. 각국의 대사관, 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온 학교들, 문학인과 예술인들의 집결지였고 무엇보다도 수많은 피란민의 치열한 삶터이자 전쟁의 고통과 극한적 결핍을 맨몸으로 이겨낸 생존의 현장이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2개월 만인 1950년 8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이 부산을 임시수도로 정하고 경남도지사 관사를 대통령 관저로 사용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서울로 환도했으나 중공군의 개입으로 1951년 1월 부산을 다시 임시 수도로 정했다. 부민동은 일제강점기 이 관저 외에 경남도청, 법원, 부립병원 등이 위치해 있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부민동에는 대통령 관저와 정부청사, 부통령 관저, 국회 등이 옮겨오면서 갑작스럽게 대한민국 정치의 제일 중심지로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부산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도시다.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이다. 1963년 12월 건립된 옛 한국은행은 한국 건축계 1세대 이천승 건축가가 설계했다. 부산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부산시는 2013년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문현동 금융단지로 이전하자 2015년 이를 매입했고 2017년부터 박물관으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총 270억 원을 투입해 건물 내부는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한편, 외관은 원형을 대부분 그대로 살렸다. 한국은행 시절 현금 보관 금고를 설치한 지하공간은 보존해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쇠창살과 두께 30㎝가 넘는 금고 철문을 무대로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색다른 관람 분위기를 자아낸다. 금고 미술관에서는 다음 달 26일까지 특별전 `가장 가깝고 가장 은밀한 역사`에서는 14명 작가의 회화 설치 영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관에는 과거 최초의 개항 도시에서 시작해 현재 해양 수도가 되기까지 부산의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2층 기획실에는 오는 3월 27일까지 `마! 쌔리라! 야구도시 부산의 함성` 특별전을 마련해 다양한 프로야구 자료를 전시한다. 구한말 야구의 도입부터 구도 부산이 되기까지 부산의 야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 관장은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근현대사의 역사성과 장소성이 있어 이런 역사 문화 자원들을 잘 연계해서 체험형, 현장형 박물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근현대사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다.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을 환영한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이 근현대사의 산실로, 역사 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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