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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2023 허왕후' 환호의 이면
'오페라 2023 허왕후' 환호의 이면
  • 경남매일
  • 승인 2024.01.0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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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김해문화의 전당에서는 김해시가 주최하고 (재)김해문화재단이 주관한 오페라(OPERA) 2023 허왕후 공연이 있었다. 연말이라 해돋이 등 행사로 관객의 호응도가 처음에는 우려되었으나 예상과는 달리 공연을 보겠다는 문의가 폭주하였고, 종친회에서도 100명이 보는 등 결과는 대성황에 공연이 끝났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10월 19일 가락국 시조대왕 숭선전(숭재)에서 오페라 허왕후의 예술감독 신선섭ㆍ지휘 이효상 등 관계자에게 경남매일에 기재된 '오페라 허왕후 유감'을 주면서, 가락국(금관가야)을 마치 부정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하게 되었고, 다시 지난해 3월 3일 (재)김해문화재단에서 대본ㆍ연출 김숙영 등에게 가락국 왕위 쟁탈보다는 허왕후의 위대한 업적 찬양과 구지가 도입 및 이진아시 삭제 등을 건의하였다.

그 당시에도 예술창작콘텐츠 개발로 탄생한 작품이라며 창작극으로 보아달라는 의견도 오갔지만, 고맙게도 예술감독 신선섭과 대본ㆍ연출 김숙영의 결단으로 1막 1장 가락국철기제조장에서 왕위를 얻을 자격이 있는 이진아시를 빼고 구지가를 도입하였다. 은은한 배경에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만약)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에 관객들은 조용히 숨을 삼켰다.

야, 우리의 이야기네.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귀를 세우는데, 우렁찬 목소리로 "불을 붙여라"가 퍼진다. 숨을 멈추고 응시하는데 하늘에서 묵직한 물체가 내려오고 자세히 살펴보니 가락국의 칼이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1막 2장 철기제조장 내 쇠가마 작업소가 전개되고 2막 2장 허황옥의 처소다. 2막 1장 가락국 구릉터 주물예식도 2막 2장 허황옥의 처소도 압권이다.

이어진 3막 가락국 구(九)간 회의장의 긴장감도 허왕후의 통곡에 묻히고, 4막 바다가 보이는 가락국 마을은 "줄 서시오! 물건이 모자라오!, 서둘러요 오늘은 이게다요!" 백성과 상인의 어울림 속에 멀리서 배가 들어온다는 외침에 장터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 후한 건무 이십사 년(서기 48년) 김수로와 왕후 허황옥의 결혼 선포에 흐느끼는 관객도 있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국가로 좋았는데, 마지막 구야국(拘耶國)은 옥에 티다.

첫날(29일)보다 둘째 날(30일)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공연이 끝나도 이어졌다. 공연이 끝나고도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고, 와! 김해에서 이 정도 무대에다, 저 많은 공연자라니! 다들 놀랍다는 반응이다. 가족과 함께 온 조카사위는 "눈물이 다 나더라"며 연신 연말에 좋은 공연을 보게 해 준 김해시장의 칭송이다. 누구는 창작물을 너무 종친회에서 나서서 망쳤다 하는데,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그 답이다. 오랜만에 좋은 공연을 열연한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아무리 창작물이라 하더라도 역사 왜곡은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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