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8:50 (토)
"국악 보편화는 조기 교육·접할 기회에 달렸다"
"국악 보편화는 조기 교육·접할 기회에 달렸다"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1.07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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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국악인 자매 인터뷰
언니 이혜정 가야금 연주가
동생 이혜연 판소리 소리꾼
잊힌·어려운 음악 생각 깨야
가야금 연주가 언니 이혜정 씨
가야금 연주가 언니 이혜정 씨

김해에서 전통 국악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자매를 만나 국악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고민, 바라는 점 등을 들어보았다.

판소리를 하는 동생 이혜연 씨(37, 한양대학교 대학원 국악과 졸 판소리 전공)는 판소리를 시작한 계기가 옆집 언니가 가야금을 방과 후에 하고 있어서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 가야금을 시작했고, 대회에 입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리 쪽에도 흥미를 느끼게 됐다. 노래를 곧잘 불렀고 목소리가 커서 판소리를 하기에 이로운 점이 있었다. 판소리는 6학년 때 시작하게 되었다. 언니 이혜정 씨(41,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한국음악과 석사 졸)는 가야금을 고등학교 때 시작하게 되어 같은 국악인의 길을 나란히 걸어가게 되었다.

판소리를 하며 힘들었던 점은?

혜연 "김해 부산지역에서 판소리 선생님을 찾기가 힘들어서, 서울로 주말마다 레슨을 다녔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혼자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다녔다. 방학 때는 판소리 연습하고 학기 중에는 공부하고, 쉬는 시간이 제대로 없었다. 부산예술고등학교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공부하고, 후에 단국대학교 국악과 판소리 전공했다. 대학원도 한양대 대학원에서 판소리를 전공했다. 한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졸업 후에 학생지도와 공연을 겸해서 했다. 개인적 활동을 계속 이어왔다. 고등학교 방학 때 산에서 소리 공부를 했다. 2-3주 정도,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밥해 먹어가면서 소리를 터기 위한 공부를 했다. 공부와 소리를 병행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왔다. 학생 때 누려야 할 것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판소리의 보편화를 위해 어떤 문화 인프라가 필요한지

혜연 "김해에 판소리 하시는 분이 2-3분 정도 계신다. 김해에 국악인으로 유명한 분이 없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 모델이 있으면 배워보고 싶은 분위기가 있는데 김해는 가야금 쪽으로 치우쳐 있다. 지금 우선 급한 것은 제자들을 기르는 것이다. 판소리 문화를 보급하는데 교육만 한 것이 없다. 그래서 김해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열심히 판소리를 가르치고 있다."

가야금은 어떻게 시작했고 연주자가 됐는가?

혜정 "가야금을 고등학교 때,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했다. 이왕이면 음악을 전문직을 가지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가야금을 전문적으로 배우게 되었다. 김해에 가야금 악단이 있어서 시작하기가 판소리보다는 쉬웠다. 고등학교 때는 가야금 연주에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대학을 졸업하고 뒤늦게 흥미를 더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가야금 단원으로 활동하며 지내는 것은 어떤가?

혜정 "고등학교 때부터 가야금 시작했고, 늦게 시작해서 힘들었다. 대학 졸업을 하고 가야금 연주를 안 하려고 했다. 가야금을 시작할 당시는 흥미가 크게 없었다. 대학 졸업 후에 가야금을 쉬고 어린이집 근무하고, 음악 가야금을 한 후 취직 자리를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1년 후 김해시립가야금악단에 들어가기 위해 레슨을 받고 시험을 봤다. 가야금산조, 가야금병창, 25현 연주 시험에 합격해서 김해시립가야금 악단에 들어가게 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가야금 연주는 해가 갈수록 재미있고 연주 연습을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것을 느낀다. 1년에 두 번 가야금 정기공연을 하는데 김해시민의 참여가 저조하다. 홍보가 많이 안 되어 아쉽다. 상반기 하반기 4-5달 10-11월에 한다. 시립악단에서는 가야금페스티발을 할 때는 협연자나 가수를 부르며 홍보를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페스티벌에 참여했으면 한다."

판소리꾼 이혜연 씨
판소리꾼 이혜연 씨

국악의 보편화를 위해 바라는 것?

혜연·혜정 "김해가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도시이긴 하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예술인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또, 시민들이 국악을 듣는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공연을 보는 것을 보는 것은 선택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어린아이 때부터 국악교육을 보편적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면 공연을 보더라도 선입견을 가지고 공연을 선택해서 보게 된다. '우리 문화는 좋은 것이다'라고 말만 하지 말고, 실제 교육을 받고 좋은 것을 느껴 봤으면 좋겠다. 초등학생 때는 편견이 거의 없다. 적어도 초등학생은 가르쳐보면 국악에 대해 어렵다, 재미없다는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 곳곳에 국악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녹아 있으면 좋겠다. 교육적인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편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첫걸음이 중요하고 그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체험이 중요하다. 국악을 먼저 체험을 해보고 접근했으면 좋겠다. 시도도 해보지 않고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악이 소수의 사람들만 찾아다니면서 보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우리는 대중 예술과 전통 예술을 구분하고, 전통 예술 공연보다는 페스티벌이 있으면 무조건 뛰어온다. 국악은 관심도가 아직은 낮다. 지금은 국악도 퓨전 곡으로 흘러가고 있어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전문인이 깨려고 노력해야 하나. 문화적 인프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송가인은 판소리를 해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트로트를 부르고 이름을 알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판소리를 전공한 것이 알려졌다. 이런 부분이 국악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다."

국악인의 길로 들어선 것에 대해…?

혜연·혜정 "전통 국악인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크다. 무엇보다도 가야금을 연주하고 연습하는 것이 즐겁다. 가야금 산조를 타다가 심금 울려질 때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듣고 관심 있게 본다. 관심을 가게 되면 보인다.(이혜정)판소리 공연을 가야금과 협연으로 해서 김해시민오케스트라, 장유여성합창단과 정기연주회를 한다. 그때 정말 보람이 있다.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할 때도 보람이 있지만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초등학생을 가르칠 때 더 보람이 있는 것 같다.

힘든 점이 있다면 국악인이 예술인으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공연을 위해 무대에 선다는 것은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무대 위에 서기 위해서 수많은 연습 시간이 필요하다. 수많은 연습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관객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민들과의 거리 좁히기가 국악인으로서의 연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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