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39 (토)
맞춤법 엉망인 문자 보면 상대 호감도 떨어져
맞춤법 엉망인 문자 보면 상대 호감도 떨어져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1.04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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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언어사용 중 '다르다'-'틀리다' 실수 많아
'다르다' 형용사-'틀리다' 동사 주로 '다르다' 맞아
'~ㄹ게' 발음 된소리 '내가 화분에 물을 줄게요' 등

태도에도 품격이 있지만 말에도 품격이 있다. 그 사람을 보려면 우선 외형적으로 그 사람이 쓰는 말을 보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미라(가명)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환승하려고 내렸다. 어떤 잘생긴 청년이 따라 내렸다. 그 청년은 여기가 사실 어디인지 모르는데 무조건 그녀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며, 그녀가 내리니 자기도 내렸다고 했다. 네가 마음에 드니 전화번호를 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이 늦어서, 머뭇거릴 틈이 없어서 우선 전화번호를 주고 말았다. 그 청년에게서 문자가 왔다. 문제는 보내온 문자의 맞춤법이 엉망이어서 외모는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그녀는 정중하게 양해의 문자를 보내고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그녀는 자신도 놀랐다고 했다. 잘생기면 무조건 좋을 줄 알았는데 맞춤법이 엉망인 문자를 보자마자 호감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티비에서 출연자들이 '다르다'를 '틀리다'로 말하는 실수를 하는 것을 자주 본다. 심지어 티비 자막에도 이런 실수가 보인다. 일상생활에서 대화를 할 때도 사람들이 혼동해서 쓰는 단어가 있다. '다르다'라고 해야 할 때 '틀리다'라고 한다. '다르다'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두 가지 뜻이 있다. ①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예) 강동원과 송중기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②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 예) 이 추어탕 맛은 다르다.

'틀리다'는 ①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예) 수학 답이 틀리다. ② 바라거나 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못하다. 예) 이번에 반장되기는 틀렸다, '다르다'는 형용사이고, '틀리다'는 동사이다. 오류이거나 순조롭게 되지 못할 때는 주로 '틀리다'가 맞고 나머지는 거의 '다르다'가 맞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문자를 많이 주고받는다. 문자의 내용 중에 보통 '~ㄹ게'라는 어미를 많이 쓴다. 발음이 된소리로 난다고 해서 발음 나는 대로 쓰면 안 된다. 'ㄹ게'는 (구어체로) 해야할 자리에 쓰여, 어떤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로 쓰인다. 예) 내가 화분에 물을 줄게요. 내가 연필을 줄게. 제가 할게요. 내가 할 게 등이 있다. '~ㄹ께'라는 종결어미는 표준국어사전에 나오지도 않는다. '~ㄹ게'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반가울 정도로 주변에 제대로 쓰는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다.

'다르다'와 'ㄹ게'의 사용을 제대로 한다면 언어생활 안녕의 범위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항상 당신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휘력을, 문법을 당신이 아끼는 보석이라고 생각해서 소중하게 보관하고 닦아주면서 사용한다면, 당신이 쓰는 언어의 보석이 당신을 더 빛나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혹 당신의 지인이 앞의 예를 든 실수를 자주 하면 넌지시 이 기사를 공유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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