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4:05 (일)
지방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선' 냉가슴
지방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선' 냉가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4.01.03 2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년 만에 최고 인상률 제시
학생 모집난에 웃지 못하고
되레 걸림돌 작용 우려도
"등록금 동결 지원책 필요"
국립경상대학교 전경.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국립경상대학교 전경.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정부가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선을 13년 만에 최고치로 제시했지만, 등록금 인상 여부를 두고 지역 대학들이 고심에 빠졌다.

경남 도내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등록금 수입이 감소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지만 정부가 동결을 권고한 데다 학생 등 요인을 감안할 경우 인상은 힘든 상황이어서 2024학년도 등록금 인상 논의를 앞두고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이 학생 충원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창원지역 A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은 커녕 학생 충원이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5.64%로 공고했다. 이는 지난 2011년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한선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 발표와 함께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경남지역 대학들은 이달 중으로 등록금 인상을 결정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지만 대부분 '동결'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정부가 그동안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지원했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선뜻 국가장학금 지원 대신 등록금 인상 카드를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등록금을 사실상 15년간 동결했기 때문에 올려야 하는 상황은 맞다. 그러나 학생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인상이 어렵다"면서 "가뜩이나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데 등록금을 올리면 누가 오려 하겠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남 도내 대학 관계자는 "정부는 등록금 인상 폭을 5.64%로 결정하고는 '동결'에 적극 협조해달라는 분위기"라며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금 인상보다는 안전하게 국가장학금 지원을 받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장기간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대학 정원 감축까지 맞물리면서 지역 대학들의 재정난은 더욱 심각해지는 형편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는 지역대학들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남지역 사립대 한 관계자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 공공요금 등 대학이 감당해야 할 경직성 경비가 만만찮다"며 "정부가 등록금 인상 억제만 나설 게 아니라 동결한 대학에 대한 지원책도 제시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에서는 교육부가 추진 중인 △글로컬대학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등 대형 지원사업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을 논의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