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0:13 (토)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 경남매일
  • 승인 2024.01.0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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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조직의 리더들이 범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너무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직의 리더들은 보다 높은 수준의 삶과 일을 감당해야 하는데, 너무 쉽게 리더들이 추구하던 비전과 가치를 포기하고 '평범'한 삶의 수준으로 자신의 표준을 낮춰 잡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평범(mediocrity)이란 말의 뜻은 높은 산을 올라가다가 산 중턱에 머물러 서서 이만하면 됐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산 정상에 대한 비전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들에게는 탁월함이 잠재되어 있는데도, 스스로 이만한 수준이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평범한 삶을 택하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우를 범한다. 조직의 리더들은 조직의 발전이라는 사명이 있다. 그런데 리더들 스스로 자신의 맘에 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스스로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가?

짐 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는 우리의 리더십을 그저 좋음의 수준을 뛰어넘어 위대함의 수준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그는 연구팀을 구성하고 그들과 함께 어떤 전환점을 기준으로 15년간의 누적 주식 수익률이 전체 주식시장과 같거나 그보다 못한 실적을 보이다가, 이후 15년간 시장의 최소 3배에 달하는 누적 수익률을 보인 회사를 찾아내었다. 이렇게 선정된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군'과 비슷한 형편의 다른 기업군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어떤 패턴을 찾아냈다.

그가 발견한 중요한 몇 가지 원리 가운데 하나가 '단계 5의 리더십'이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전환 시점에 모두 '단계 5'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다면 단계 5의 리더십은 과연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가? 그가 정리한 5단계의 리더십은 다음과 같다.

단계 1: 능력이 뛰어난 개인, 재능과 지식, 기술, 좋은 작업 습관으로 생산적인 기여를 한다.

단계 2: 합심하는 팀원, 집단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개인의 능력들을 바치며, 구성된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일한다.

단계 3: 역량 있는 관리자, 이미 결정된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람과 자원을 조직한다.

단계 4: 유능한 리더, 저항할 수 없는 분명한 비전에 대해 책임 의식을 촉구하고 그것을 정력적으로 추구하게 하며, 보다 높은 성취 기준을 자극한다.

단계 5: 단계 5의 경영자, 개인적 겸양과 작업적 의지를 역설적으로 융합하여 지속적인 큰 성과를 일구어낸다.

위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단계 5의 리더십'이란 리더가 갖추고 있는 능력의 다섯 단계 계층 구조 가운데 맨 위에 해당하는 리더십의 단계를 말한다. 단계 5의 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이나 '이기심 없는 경영자'같은 용어로도 표현될 수 있지만, 그러한 용어들이 너무 나약하거나 유순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냥 '단계 5의 리더십'라고 부르자고 하였다.

단계 5의 리더들은 개인적인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결합을 구현하고 있다. 단계 5의 리더들은 차세대의 후계자들이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는 데 반해서, 자기중심적인 단계 4의 리더들은 후계자들을 실패의 늪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단계 5의 리더들은 더할 수 없는 겸손함을 보이고 나서기를 싫어하며 말수가 적다. 반면에 비교되는 리더 3분의 2는 회사를 망하게 하거나 계속해서 평범한 기업으로 남게 하는 데 기여하는, 개인적인 자아가 지독하게 강한 리더들이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CEO 11명 중 10명은 회사 내부 출신이었고, 그중 셋은 가족 세습 경영자였다. 비교 기업들은 6배나 자주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으나 그들은 지속적인 큰 성과를 일구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콜린스는 단계 5의 리더들을 설명하는 중요한 용어는 '창문과 거울'이라고 한다. 단계 5의 리더들은 일이 잘 풀릴 때에는 창문 밖을 내다보면서 자기 자신 외의 요인들에 찬사를 돌린다. 반면에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결코 운이 나쁜 것을 탓하지 않는다.

콜린스는 최근 역사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 중 하나는 명성이 화려한 리더를 선택하고 잠재적인 단계 5의 리더를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이름만 내세우기를 좋아하는 자칭 지도자들의 신물 나는 행태와 세습이나 여러 가지 행태의 비리로 얼룩진 리더십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단계 5의 리더십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 많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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