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7:36 (토)
'목욕탕' 감전사고 불안 없애야 한다
'목욕탕' 감전사고 불안 없애야 한다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3.12.27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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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세종시 목욕탕 감전사고로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목욕탕 감전사고로 70대 노인 3명이 숨졌다. 사람들은 이번 감전사고를 '크리스마스의 비극'이라며 뜻하지 않은 안전사고에 불안해한다. 국민은 대중 이용 공간인 목욕탕에서 어이없는 감전사고가 발생하자 목욕탕 이용에 불안해 한다. 전기가 잘 흐르는 물을 재료로 하는 목욕탕에서 감전사고가 잇따르자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5시 37분께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여탕에서 감전사고가 발생해 손모(71). 박모(71), 윤모(70) 씨가 숨졌다. 이들은 온수탕에 들어가자마자 '악' 소리를 지르고 쓰러졌다. 탈의실에 있던 다른 여성이 사고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고 오전 5시 45분께 구급대가 도착했지만 이들은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 119 구조대원들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모두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이 목욕탕의 단골손님으로 평소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이들은 이날 5시 20분께 목욕탕 문을 열자마자 첫 손님으로 함께 들어왔다. 사고 당시에는 탕 안에 있던 피해자 3명 외에 여탕 탈의실에 2명, 탕 외부에 1명 등 모두 6명이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온수탕 내부에서 피해자들이 쓰러진 것을 보면 탕 안에 전기가 흘러 들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탕 내부의 모터나 기포 발생기 등에서 발생한 누전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정밀 감식을 통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것이다"고 말했다.

목욕탕 감전 사고가 계속 잇따르고 있다. 1955년 경기도 육군 모부대는 혹한기 훈련을 마친 군인들이 부대 내 목욕탕에서 목욕하다 감전돼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사고는 보일러와 연결된 모터 펌프의 전기 피복이 벗겨져 전류가 수도관을 통해 탕 안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펌프부터 수도꼭지까지 금속으로 돼 누전이 되면 목욕탕 내부까지로 전기가 흐르게 된다. 2016년 9월 21일 오전 부산시 사하구 한 목욕탕 한증막 내 발열 히터 주변에서 사우나를 하던 손님 A(여, 56)씨와 B(여, 53)씨가 감전돼 쓰러졌다. 당시 함께 사우나를 하던 다른 손님 4~5명은 "A씨가 먼저 쓰러지면서 A씨 손이 B씨 몸에 닿자 B씨도 감전 증세를 보이며 쓰려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A씨와 B씨는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A씨는 숨졌고, B씨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목욕탕 업주는 "사고 발생 몇십 분 전 한증막에서 누전이 발생해 직원에게 차단기를 내릴 것을 지시해 차단기를 이미 내린 상태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주 측은 구두로 손님들에게 누전 사실을 알렸을 뿐 한증막을 폐쇄하는 등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경찰은 "차단기를 내렸는데 어떻게 감전 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누전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책임이 중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1년 6월에는 서울의 한 목욕탕에서 전기 마사지 기기를 사용하던 손님 1명이 감전돼 숨졌고, 2018년 의령의 한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60, 70대 남성 2명이 감전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폭포수 모터의 전선이 끊어진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2002년 10월 광주 북구의 한 목욕탕에서는 전기 스팀기를 만지던 40대 여성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10월 구미에서 목욕탕 물을 빼는 작업을 하던 6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이 감전돼 숨졌다. 2023년 올해만 6명이 목욕탕 감전으로 사망했다. 노후 목욕탕 등 목욕탕 전기 안전이 화두가 되고 있다.

목욕탕 감전은 치명적이다. 목욕탕은 누전이 될 경우 전류가 쉽게 흐를 수 있는 환경이라서 작은 누전도 치명적인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펌프, 온도계 등 목욕탕 내 전기시설은 감전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목욕탕은 감전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여기에다 이번 세종시 목욕탕(1984년 12월 사용승인)과 같이 노후화했을 때는 누전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별도 관리가 필요하고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누설 전류 차단기는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목욕탕처럼 물이 많은 장소에서는 한 달에 한 번 꼭 점검해 입욕객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목욕탕은 서민의 휴식처이다, 감전을 걱정하면서 목욕탕을 이용할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성탄절 연휴에 서울 아파트 화재 등 많은 곳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공직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책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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