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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3, 저출산이여 안녕
아듀 2023, 저출산이여 안녕
  • 박춘성 기자
  • 승인 2023.12.21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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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성 지방자치부 부국장
박춘성 지방자치부 부국장

올 한 해 저출산 얘기를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새삼스레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지금 세대들에게는 믿기지 않는 얘기로 들리겠지만 1960년대 베이비 붐 학창 시절에 동급생 전부가 신었던 검정 고무신 신발이 어느새 유명 메이커 운동화로 변했다. 추운 겨울 날씨에 입던 누비옷이 두툼하고 따뜻한 오리털 옷으로 학교에서 꽁보리밥 도시락 대신 식당에서 하루가 다르게 맛있는 점심밥을 먹는다. 어느덧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것을 초등학교에서 느낀다.

어릴 때 다니던 초등학교는 한 반 60명은 기본이고 심지어 70명이 한 번에 다니면서 전체 800명이 다녔는데, 현재 어릴 적 초등학교는 그때는 없던 유치원생까지 포함해서도 전교 학생이 3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렇게 몇 년 더 가면 어릴 적 추억이 함께하는 모교가 폐교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젊은 청년들을 읍내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도립대학마저 생존책 차원에서 통합되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정도이다. 지금 생활하는 농촌지역에 이미 젊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노령층만 남아 있는 공동화 현상은 이미 새삼스럽지도 않다. 면 단위에서 한 해 1명만 태어나도 축제 분위기를 느끼는 이 심각한 저출산이 회복될 실마리가 보이질 않는 데 있다.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알리는 세계적인 인구학자 콜먼 교수의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한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 정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낮은 출산율 원인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가사와 육아가 여성들에게 집중되고 자녀의 교육까지 슬그머니 그들의 몫이 되면서 여성들이 출산 부담을 매우 크게 느낀다. 출산에 대한 직장과 사회 분위기, 부동산 등 이제는 정부, 자치단체, 민간기업, 사회단체 전체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와 같은 저출산에 대한 근본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근시안적으로 출산비만 많이 지급하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을 하다 보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는 것이다.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미봉책을 쓰다 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매년 출산율이 조금씩 줄어들어 올 한 해 합계 출산율 0.7% 이하까지 떨어지는 위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저출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현재, 교직원 사회에서 운영 중인 만 5세 이하의 자녀를 둔 직원들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유연성 있게 운영하고 있는 이런 제도를 전 공직기관, 민간기업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한 집안의 자식이 더 이상 아니다. 우리 모두의 아이가 된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울 때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키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요람에서 학교까지 한 여성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키워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 김치와 고구마로 한 끼 해결할 정도로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서도 바다로 나가 함께 수영하고 놀던 친구들이 많아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나 울음소리를 거의 듣지 못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내 아이가 나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부정적 인식은 저출산을 부추기고 저성장을 고착화하는 악순환의 뿌리다. 그러니 당분간은 무한 긍정의 힘을 믿어보고 싶다.

아듀(adieu) 2023. 저출산의 액운이여 안녕.

2024년을 저출산 극복의 원년, 경기 회복의 발판으로 만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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