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8:38 (일)
의령군 '수의계약 몰아주기' 특혜 의혹
의령군 '수의계약 몰아주기' 특혜 의혹
  • 변경출 기자
  • 승인 2023.12.21 2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업체, 2년 8개월 간 61건 수주 10억여 원
대리 계약 체결하고 면허 대여비 지불 꼼수
시민단체 "자료 모아서 경찰에 고발할 것"

의령군의회 군의원들이 수의계약 강요 등으로 검찰로부터 내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의령군이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 몰아주기' 특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의계약 몰아주기는 군수 선거 때 캠프에서 활동한 측근들에게 알사탕 특혜를 주는 고질적인 병폐인데도 불구하고 수 십 년간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 특정 업체는 오태완 의령군수의 후보 시절 캠프에서 중책을 맡아 도왔던 인물들로 알려지면서 공무원과 유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21일 본지 및 아이뉴스24 취재와 의령군 홈페이지 '수의계약체결' 정보 등을 종합하면 A업체는 오태완 의령군수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난 2021년 4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2년 8개월 동안 총 61건의 수의계약을 의령군과 체결했다.

공사 금액은 무려 10억 원에 이르는 9억 8500만 원 정도다. A업체의 수의계약 실적은 또 다른 군수 측근인 B업체의 36건, 5억 8000만 원과 비교해도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특히, A업체는 공사를 더 많이 수주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과 결탁해 평소 친분이 있던 C업체로 바꿔 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법적 면허 대여비만 지불하는 조건으로 공사를 다시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역 건설업체들이 동종 업계와 언론 등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흔히 쓰는 전형적 꼼수(수법)로 알려져 있다. 반면 대리 계약을 체결한 C업체는 같은 기간 모두 24건에 공사 금액은 2억 8000만 원 정도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무려 10여 건(1억 3000여만 원)이 넘는 공사가 A업체의 몫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A업체가 이 기간에 실제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건은 70여건이 넘고 금액도 11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C업체 대표는 대리 계약에 대해 "불법인 줄은 알았는데 (A업체와) 평소 친한 사이라 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가 없어 참아왔다"며 "지금까지 어려운 경제 사정에다 공정하지 못한 현실에 화가 나고 억울해서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군수시절 횡행하던 불법 계약 체결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불공정한 군 행정이 이어지고 있어 참을 수가 없다"고 발끈했다.취재 과정에서 추가 의혹도 나왔다. 또 다른 지역 업체 대표 D씨는 "해당 업체의 거래 상황을 전해 들어 잘 알고 있다"며 "C업체 말고도 거래하는 업체가 1~2개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의령군 관계자는 "본청 계약 부서에서는 해당 업체와 정상적 계약을 체결했다"면서도 "읍면에서 체결한 계약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며, 관련 자료를 보고 사실 여부를 조사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경남지역 시민단체는 해당 제보를 받고 경찰 고발을 위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시작되면 전형적인 토착 비리 특혜 의혹이 드러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