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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피동물의 방사대칭
극피동물의 방사대칭
  • 경남매일
  • 승인 2023.12.2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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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극피동물(棘皮動物)은 바다에 사는 동물의 한 문(門, 식물은 Division, 식물을 제외하고는 Phylum이라고 함)이다. '극피'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고슴도치 피부'라는 뜻을 가진 말에서 유래되었다

극피동물에는 성게류ㆍ불가사리류ㆍ해삼류 등의 무리가 있는데, 형태가 좌우대칭이 아니라 마치 별 모양처럼 다섯 부분의 방사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유생단계에서는 좌우대칭형을 하고 있으니 원래는 좌우대칭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좌우대칭 구조는 직선운동에 유리하지만 해저 바닥에서 빠른 움직임이 필요 없다면 방사대칭이 생존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동물은 발생기준에 따라 선구동물(先口動物)과 후구동물(後口動物)로 분류된다. 후구동물은 수정란의 배아 발생 시 원구가 항문이 되고 입이 따로 만들어지는 동물을 말한다. 반대로 원구가 입이 되는 동물을 선구동물이라고 한다. 즉 선구동물과 후구동물은 입과 항문이 서로 뒤바뀐 형태이다. 후구동물은 불가사리와 성게부터 인간이 속한 척추동물까지 매우 광범위한 생물종의 공동 조상이고, 선구동물에는 오징어, 문어를 포함한 연체동물과 육상의 곤충들이 포함된다. 발생기준의 관점에서 보면 해삼이 오징어보다 인간과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불가사리는 극피동물문 불가사리강에 속하는 동물들인데, 특징은 뇌도 심장도 없고 5개의 팔 아래에 달린 관족으로 이동을 한다. 각 팔의 끝에는 안점이라는 눈이 있는데 명암밖에 구별하지 못한다. 추위에 강해 영하 30도 이하에서도 살 수 있다. 생물이 거의 없을 정도의 심해인 해구(海溝)에서도, 심지어 오염에도 저항력이 강해서 오염된 바다의 바닥에도 불가사리가 생존한다.

극피동물문 성게강을 이루는 동물군을 성게라고 하는데, 불가사리의 5개 팔을 위로 말아 올리면 성게모양이 된다. 불가사리와 마찬가지로 아래쪽에 입, 위쪽에 항문이 있다. 성게알(사실은 알을 만드는 생식소임)은 비빔밥, 미역국, 초밥, 우동, 덮밥, 계란찜, 파스타, 전, 김밥 등에 사용된다.

극피동물 해삼강에 속하는 해삼은 성게를 위아래로 죽 늘인 모양이다. 모래 속으로 들어가기 좋게 몸을 늘린 것인데, 우리가 먹는 해삼은 다시 모래 위로 올라와 적응한 것들이다. 좌우대칭형 동물과 유사하게 생겼지만 입 주위의 촉수가 5개(혹은 5의 배수)로 5방사 대칭의 흔적이 남아있다.

해삼은 어촌계나 마을어장의 소득원으로서 경남도에서는 매년 해삼씨뿌림 사업을 해 오고 있다. 그러나 불가사리와 성게는 골칫거리다. 국립수산과학원에 의하면 불가사리로 인한 수산생물 피해규모는 연간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연간 1만 5000t에 달하는 패류와 해조류를 먹어치우고 있다.

성게는 해조류를 잘게 갉아먹을 수 있는 석회질의 억센 이빨이 있어서 미역과 톳, 대황, 모자반, 우뭇가사리, 갈파래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포식자로 갯녹음(백화) 현상을 초래해 해양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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