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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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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매일
  • 승인 2023.12.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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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국제 관계도 개인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훼방만 놓는 나라, 우리가 정말 어려울 때 말없이 도움의 손을 내미는 나라, 알아도 모른 척, 손해가 나도 눈감아주는 나라, 이런 나라를 마음에 새겨둬야 한다. 개인도 그렇지만, 세월이 좋을 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좋은 친구 사귀듯, 늘 좋은 나라와 함께해야 살벌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는다.

우리끼리 얘기로 일본놈(실례)한테는 우리는 큰소리부터 친다. 사실 그 친구들 한국 사람한테는 주눅이 들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세대가 잘못한 도덕적 부채 때문이다. 일본은 사실 큰 나라다. 기술도 좋고 돈도 많다. 그러나 우리한테는 제일 만만한 나라다. 말하면 먹혀들어 간다.

'일본'하면 떨떠름하겠지만, 우선 궁합이 맞는 나라다. 이웃으로 궁합이 맞는 나라는 많지 않다. 세상을 살자면 개인 생활에서도 적보다는 친구를 많이 가져야 한다. 이것은 처세학의 제1과다. 궁합이 맞는 이웃을 언제까지나 원수로 둘 순 없다. 악수하고, 술 한잔 같이하고, 밤새 얘기를 나누면 일은 다 풀리게 되어있다. 우리가 순리로 나가면 웬만한 얘기는 다 알아듣는다. 이웃으로 궁합이 맞는 나라는 그래도 일본이다.

궁합 중에서도 중요한 게 있다. 속궁합이다. 속궁합이란 무언가? 서로가 필요한 상태다. 나는 네가 필요하다. 너도 나를 요구한다. 나는 네가 없으면 못 살고, 너도 나 없으면 못 산다. 찰떡궁합이다.

국가 간에 힘으로 관계를 맺는 방법도 있다. 한쪽이 끽소리 못하니까 조용하다. 원만한 관계로 맺는 방법도 있다. 한쪽이 끽소리 못하니까 조용하다. 원만한 관계로 잘 나갈 수도 있다. 덩치는 덕을 베풀고, 한쪽은 승복하니까. 억지 궁합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그런데 비용이 많이 든다. 다른 나라를 찍어 누르려면 웬만한 힘 가지고는 안 되기 때문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재주다. 남이 안 가진 기술을 먼저 터득하는 것이다. Maritime Power가 Sea power보다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요즘 국력은 기술력이다. 좋은 회사, 대기업이다. 그래서 삼성, LG가 소중하다. 힘으로 뺏을 수 있다고? 세상이 그 정도 무법천지는 아니다. 강도는 퇴출이다. 삼성, LG 도와주자. 잘 키우자. 기술을 배우려면 악수부터 청해 온다. 내가 필요한 사람이니까.

더 좋은 법이 있다. 정치다. 리더십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리더십 하나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앞서 얘기한 미얀마의 UNDP 간부 Mr. Larzo의 후회를 기억하는가? 리더십의 위력은 유엔의 전문가 팀도 오판했다. 몰랐다. 그래서 정치를 잘 해야 하고, 좋은 리더가 필요한 거다. 인사는 만사라지만 실은 리더십이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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