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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혁신 방안'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LH 혁신 방안'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 경남매일
  • 승인 2023.12.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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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의 핵심은 연간 10조 원 규모의 공공주택 사업에 LH 독점을 깨고 민간과의 경쟁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LH는 땅만 공급하고 사업 전 과정을 민간이 맡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품질을 올리고 부패를 막는 데 경쟁만큼 좋은 게 없다. 장기적으로 LH는 공공성이 큰 토지 수용·공급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민간에 넘겨야 할 것이다. 남은 과제는 합리적인 공사비를 산정해 분양가 상승을 막는 일이다.

정부는 LH의 공공주택사업 시행 기능을 최초로 민간에 열어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민간이 공공주택 공급을 주도해도 분양가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공공주택사업은 확실한 LH의 영역이었다. 공공주택특별법에서부터 LH 같은 공공만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혁신안 하나하나가 LH의 존폐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고강도다. LH는 2년 반 전에도 혁신안을 발표했었다.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태가 터지자, 정부와 LH는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LH 혁신 방안'을 내놨다. 대대적 조직 개편, 20% 이상 인력 감축, 전관예우 근절, 투기 방지 시스템 구축, 방만 경영 개선 등이었다. 당시 '조직 해체 수준'의 혁신안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이 중 제대로 지켜진 건 거의 없다.

LH는 올해도 이권 카르텔 근절대책 등 쇄신안을 수차례 내놨다. 하지만 철근누락 아파트 숫자 번복과 임원 꼼수 사퇴 등이 드러나면서 '무늬만 혁신'이란 역풍을 맞았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LH의 존립 근거는 사라진다. 소나기만 피하자는 땜질식 대응은 안 된다. 뼈를 깎아내는 아픔 없이는 진정한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 LH와 국토부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혁신안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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