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고정관념을 깨자
발상의 전환, 고정관념을 깨자
  • 경남매일
  • 승인 2023.12.11 2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글로벌 패션 브랜드 게스(GUESS)는 청바지 론칭 당시 24인치 이하의 사이즈만 출시했다. 다양한 사이즈를 만드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며, 게다가 자칫하면 24인치가 넘는 고객으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이는 게스를 입는 여성은 날씬하고 섹시하다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시한 반전 전략이었다. 예상대로 게스 청바지는 당시 미국 20대 여성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승승장구했다. 모든 소비계층을 대상으로 해야 성공한다는 원칙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할 수 있다.

㈜이앤아이는 빅사이즈의 여성 의류만 고집해 매년 30~50%씩 매출 성장을 누리며 호황을 맞고 있다. 곽선일 대표는 2000년대 초반, L(88 사이즈)부터 5XL(180 사이즈)까지 총 여섯 가지 빅사이즈의 옷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층이 한정돼 있는 데다 누구도 달려들지 않는 빅사이즈 시장에 도전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빅사이즈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불경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더구나 이후 후발 기업들이 생기는 파급효과까지 몰고 왔으니, 이만한 반전이 없다.

폐주사바늘처리기를 만드는 ㈜네오탑은 국내시장은 아예 포기하고 해외시장만 공략했다. 네오탑은 회전모터를 이용해 폐주사바늘을 절삭ㆍ절단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고열을 이용해 1초 만에 미세한 가루로 산화시키는 용융식 주사바늘처리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료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주사바늘을 상자형 용기에 따로 모아 일괄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내수시장 대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회사들과는 달리 오히려 국내 수요가 없다는 단점을 백분 활용하는 반전 경영으로 세계 40여 개 나라의 수출시장을 확보했다.

좀 장황하게 열거했지만 위의 성공 사례에서 리더인 우리는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즉, 고정관념에 빠지면, 자칫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의식 내부에는 누구나 고정관념이 있다. 편견, 수직적 사고, 흑백논리, 권위주의, 습관, 변화 그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사물이나 현상의 모양을 왜곡시키고 판별력을 방해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의 정체를 "고정관념은 깨도 아프지 않다"의 저자 이의용 씨는 이렇게 구분한다.

첫째, 굳어버린 생각. 사람의 생각은 차갑고 빳빳하게 굳어버리기 쉽다. 경직된 사고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차갑고 빳빳하게 굳어버리게 한다. 당연히 굳어버린 생각들은 틀에 박힌 '공식'을 좋아하기 마련이고 경직된 사고는 새로운 세계를 닫아 버릴 수밖에 없다. 고정관념에 빠지면 어떤 일이든 개척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나태해지기 쉽다.

둘째, 고정된 시각. 사물과 현상을 한쪽 시각으로만 보려고 하니 다양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마치 편견, 부정적 사고, 흑백논리, 수직적 사고 같은 것에 빠지면 사물이나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물이란 여러 각도에서 봐야 제대로 파악이 되는데 한쪽에서만 보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고정된 각도에서 보면 동전의 모양은 언제나 둥글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동전은 타원이나 직선의 모습으로도 보인다.

셋째, 습관.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서 습관, 관습 그리고 전통에 길들여진다. 그래서 "옛날부터 그래 왔다"는 것에 지나치게 가치를 부여하다 보니 그것을 새롭게 전환시키는 걸 망설이게 된다. 새 구두를 신으면 발이 아프지만 헌 구두를 신으면 발이 편한 이치와 비슷하다. 누구나 옛것을 편하게 여기고 변화하기를 거부하려는 경향은 조금씩 있기 마련이다. 이것이 고정관념이다.

끝으로, 상대적 가치와 절대적 가치의 혼돈, 즉 주객의 전도. 본질은 무엇이고 수단은 무엇인지, 변하는 것은 무엇이며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본질보다 수단, 절대적 가치보다 상대적 가치, 내용보다 포장에 더 가치를 두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다고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이나 행위를 한다고 무조건 고정관념을 깨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무의미하고 비실용적인 것은 진정한 '고정관념 깨기'라 할 수 없다. 고정관념을 깬다는 것은 일상의 궤도를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궤도로 복귀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관습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말고 처음 시도하듯이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하고 있는 모든 고정관념들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리더십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고의 고정관념을 깨라. 고정관념은 깨버려도 절대 아프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