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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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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매일
  • 승인 2023.12.0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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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필리핀의 경우를 보자. 전국의 아버지를 비롯해 필리핀의 상류사회는 화교가 다 차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다. 그냥 두기만 해도 친중(親中) 국가다. 미국의 지배를 받은 탓으로 가까우면서도 은근한 반미감정이 깔린 나라다. 남중국해 분쟁이 나자, 한 번 쫓아냈던 미국을 다시 사정해서 불러들이는 형편이 됐다.

그러나 중국은 무슨 생각에선지 전략에 유연성을 안 보인다. 중화사상으로 굳어버렸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정말 유감이다. '중국'의 위상, 지난날의 찬란했던 문화적 유산을 보아서도, 국제사회 일원으로 정도(正道)를 걷는다면 미래세계는 얼마나 밝아지겠는가.

지난 2019년 4월, 프랑스의 군함 한 척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중국이 발끈했지만, 보복 조치는 할 수가 없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항행(航行)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안가는 곳이 없다. 중국이 매번 항의는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어 방임상태이다. 그러나 직접 이해가 없어 보이는 프랑스 해군까지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영국 해군은 최신예 항모 엘리자베스를 중심으로 하는 항모 타격군 전함 9척을 극동에 파견했다. 영국은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와는 연고가 있으니까 그렇다지만, 얼마 전 독일 해군도 남중국해에 군함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파견의 목적은 미, 영, 호, 일 해군과 함께 북한의 밀수행위를 감시하러 온다는 것이다. 말은 그렇지만 독일 역시 중국의 남중국해의 무리수를 견제하려는 게 틀림없다.

근래, 이웃도 아닌 스웨덴과도 주욱은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 2020년 2월, 홍콩의 스웨덴 서점 경영자 구이민하이에 대해 10년 징역을 선고했다. 홍콩의 언론통제와 곤련해 '해외에 불법적인 정보제공'이 죄명이다. 스웨덴 정부가 구이 씨의 석방을 요구하자, 주 스웨덴 중국대사가 "이건 뭐야, 48㎏짜리 복서가 86㎏에 덤벼?"라고 야유를 했다. 스웨덴 의회는 즉시 중국대사의 추방을 결의했다. 2월에는 스웨덴 내 모든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또 9월에는 스웨덴 우주 공사가 자국 내 중국의 지상위성기지 사용을 취소했다. 모두가 교만이 불러 온 부작용이다.

대륙 국가는 바다를 모른다. 바다를 보았을 때, 해군력(Sea Power)만 있으면, 바다는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다를 끼고 살아온 해양국은 배만이 아니라 다른 것을 본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게 되면 다른 나라의 신세도 지고, 생전에 못 보던 새로운 세상도 보고, 다른 풍습에도 접하고, 뱃길은 여러 곳으로 나 세상이 넓다는 것도 새삼 알게된다. 자연스럽게 이웃과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협력과 동맹이다.

대표적인 해양국은 영국이다. 영국은 해양국의 교과서다. 영국의 강점은 해군력만 있는 게 아니다. 우방과의 군사, 외교에서 경제, 문화에 이르기까지, 견실한 유대를 맺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항만시설의 이용, 선박의 정비, 기상정보와 심지어 적국의 정보까지 공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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