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1:28 (일)
의령군 1230억원 투자유치 협약 무산 가능성
의령군 1230억원 투자유치 협약 무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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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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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사업계획서 제출 안 해
"투자 받아야 하는 상황 때문"
이달 말 여부가 결정날 것
지난해 12월 경남도청에서 투자 협약 후 기념 촬영한 (주)지구사랑 박의석 대표(사진 왼쪽)와 오태완 의령군수 모습.
지난해 12월 경남도청에서 투자 협약 후 기념 촬영한 (주)지구사랑 강의석 대표(왼쪽)와 오태완 의령군수 모습.

의령군이 지난해 12월 김해에 있는 (주)지구사랑 기업과 역대 최대 규모인 1230억 원 투자 협약을 했다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빈 깡통' 협약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기업이 협약 1년이 다 되도록 구체적인 투자 사업계획서를 요구해도 제출하지 않자 12월 말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의령군이 투자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 된다며 MOU 파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8일 경남도와 오태완 의령군수, 당시 강의석 대표이사가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남 투자기업 감사의 날' 행사에서 투자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3월 3일 의령군청에서 협약 후속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각 지자체가 투자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며 체결하는 MOU는 당사자끼리 합의한 내용을 기록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이를 위반해도 도덕적 힐난은 받겠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일반적으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 기업은 의령군 일원에 1230억 원을 투자하고, 기존의 2차 전지보다 빠르게 충전되고 폭발과 화재로부터 안전한 신기술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 커패시터 생산 공장을 건립해서 134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우선(2023년) 130억 원 규모의 1차 투자로 매출액 500억 원과 100여 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2024년에는 1100억 원 규모의 생산 공장 설립으로 오는 2025년 하반기에는 세계 최고의 기술자 및 생산 능력을 보유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고무된 의령군은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 과제에 그린 에너지가 포함돼 있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의령 미래 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며 의령으로 오는 기업은 모두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 사업 계획서도 제출하지 않고 있자 당초 투자 여력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의령군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애쓰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 어이없는 경우)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취재 결과 이 기업은 자본금 3억 원으로 지난 2021년 12월 (주)지구사랑 법인으로 설립했으며, 2022년 기준 연 매출은 2억 8000만 원에 직원은 16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다.

특히 통 큰 투자로 주목받았던 의령군 출신의 강의석 대표이사가 MOU 체결 한 달여 만에 회사 경영에 결정권이 없는 고문으로 물러나 투자 여력에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친환경 엔지니어링 기업과 5년간 40만 개를 독점 수출하는 80억 원 규모의 슈퍼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2024년까지 1230억 원을 투자한다는 협약 이행 여부는 불가능한 상태로 비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의령군은 투자 협약을 했다고 기업 대표이사 이력과 매출 및 자본금 보유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는 기본 정보를 간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기업을 믿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 사업 계획서를 요구해도 제출하지 않고 있어 MOU 파기 요건이 된다. 그리고 지난 9월 7일 기업 방문 때 관계자가 투자자와 협의가 안 됐다. 12월 말까지 기다려보고 투자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그때까지 상황을 파악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투자 협약은 했지만 의령군의 피해는 없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챙기지 못하고 간과한 부분은 있다"고 밝혀 앞으로 투자 협약이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기업 관계자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달 말 정도 돼야 투자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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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매일 2023-12-05 09:54:47
지방자치단체 협약 가운데 가짜가 많습니다. 실적 위주 투자 유치에 혈안이 돼 이것저것 보지도 않고 덜컥 협약을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군수는 각성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