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5:36 (일)
토더기 씨, 김해시 공무원 될까?
토더기 씨, 김해시 공무원 될까?
  • 신정윤 기자
  • 승인 2023.11.14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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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윤 사회부장
신정윤 사회부장

김해시가 거북이를 형상화한 해동이 캐릭터를 20년 만에 바꿨다. 그동안 지역주민들조차 잘 모르던 해동이 대신 고분군에서 출토한 오리 형상 토기를 모티브로 제작한 캐릭터 '토더기'가 새롭게 제작됐고 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토더기 명칭은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따스하게 위로해 주는 의태어 토닥토닥을 '토덕토덕'으로 말의 맛을 살리기도 하고 오리의 덕(duck)을 '더기'라는 애칭으로 붙여 토더기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토더기는 다양한 포즈를 취한 모습으로도 도안 됐는데 물 위에 떠 있기도 하고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달리기도 하며 꾸벅꾸벅 인사를 하기도 한다. 젊은 층은 '귀엽다'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귀엽다'에 그쳐서는 숱한 공공 캐릭터의 실패 사례로 남을 뿐이다. 토더기는 오리라는 것이 직관적으로 떠오르지 않고 금관가야뿐만 아니라 창원과 함안, 창녕에서도 출토되기 때문에 고유성이 약하다는 문제점은 차치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홍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캐릭터는 도시의 이미지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캐릭터로 인형이나 열쇠고리 등 굿즈를 만들어 불티나게 팔리면 경제적 효과를 넘어 토더기를 보러 김해시에 관광을 올 정도가 될 수 있다.

일본의 흑곰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 '쿠마몬'은 쿠마모토현의 영업부장이라는 명함을 파고 다니고 기자회견을 하기도 한다. 홍보대사로 지정돼 쿠마모토현 하면 쿠마몬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는다. 이는 쿠마모토현에 쿠마몬 브랜드관리과라는 전담 부서가 있을 정도로 공공 캐릭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쿠마몬의 연 매출은 매년 500억 원이며 경제적 효과는 1조 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일본 브랜드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쿠마몬이 뜬 뒤 쿠마모토현은 일본 48개 현급 지자체 중 인지도 32위에 그치던 시골에서 18위의 전국구 지자체로 격상됐다. 이는 바로 의인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쿠마몬은 생일 3월 12일이며 몸무게 100㎏, 키 200㎝, 성별 수컷으로 사람에 못지않게 구체적이다. 김해시가 토더기를 대표 캐릭터로 지정한 만큼 의인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본의 만화가 겸 캐릭터 제작자 미우라 준이 조언하는 지방 캐릭터의 성공조건은 곱씹어볼 만 하다. 첫째로 향토애 넘치는 강력한 메시지를 가질 것, 둘째 몸동작이나 행동거지가 불안정하거나 유니크할 것, 셋째 사랑스러운 느슨함을 가질 것이다.

토더기가 김해시 프레스센터에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는 기자회견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뒤뚱뒤뚱 약간 느슨한 포즈로 기자실 출입문에 걸려서 튕겨 나가거나 마이크가 키보다 높아 당황하는 등의 재미도 준다면 어떨까. 회견 내용은 토더기 씨가 김해의 홍보부장으로 임명되고 홍보대사가 돼 내년도 전국체전과 동아시아 3국 문화도시 행사, 김해방문의해에서 시민들과 만난다는 내용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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