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4:24 (토)
우리의 선택 ⑫
우리의 선택 ⑫
  • 경남매일
  • 승인 2023.11.13 2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기 전 한전·한국중공업 사장
박정기 전 한전·한국중공업 사장

요즘 중국은 또 이상한 일을 벌이고 있다. 남중국해의파라셀과 스프래틀리(난사) 군도를 모두 자기 땅이라고 주장한다. 당사국인 필리핀이 국해의 90%는 자기 영해라는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에 대해서는 중국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베트남은 강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주장하는 근거는 역사적 종주권이다. 2000여 년 전 한나라 등 중국의 역대 왕조가 경영했다는 사료 하나만으로 중국 땅이라는 논리다. 기록에는 없는 옛 제국 영토를 근거로 삼으니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다.

5~6년 전부터는 인공섬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작은 바위섬에 부두시설은 물론 비행장까지 건설해서 군사기지화 했다. 돈 좀 벌었다고, 힘 있다고, 아무나 짓밟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문명이란 무엇인가? 야만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왜 야만이 나쁜가?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사회이기 때문에 인간은 야만을 배격하고 문명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제 중국공산당은 야만으로 돌아가려는가? 중국은 무섭게 돈을 번 나라다. 근 30년 동안 매년 경제성장률 9% 이상을 유지했으니 기적에 가까운 성장이다. 그것도 세계 인구의 1/5을 차지하는 대국이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2015년까지 국방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

시진핑 취임 후에 성장률이 7%대로 내려갔음에도 국방비 증가율은 매년 10%를 넘고 있다. 중국 같은 대국이 10%대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국방비도 매년 10%씩 올랐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국제 역학관계의 긴장이다.

벌써 중국이 변했잖은가? 팔뚝에 힘 좀 올랐다고! 다 아는 일이지만, 이런 상황을 미국이 팔짱 끼고 보고만 있을 리 없다. 패권 경쟁이 일어나는 것은 필지(必至)의 사실이다.

이럴 때 우리 같은 작은 나라는 조심을 해야 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지금 정부는 처신을 잘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국 힘을 빌려보려고 천안문 위에도 올라갔고, 전략적 동반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했지만 욕먹고 보복까지 당해가며 얻은 게 없지 않은가! 누군가 대통령을 크게 잘못 보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엾다.

처음에는 중국 힘을 빌려 북한을 달래보려는 계획이었을 것이다. 어림없는 소리! 중국은 우리보다 북한을 더 중요시한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을 보호한다. 북한이 잘못되면 중국은 큰일 난다. 그야말로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다.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도, 같은 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도 모른 척했다. 중국엔 우리 안전보다 북한의 생존이 훨씬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뻔한 계산을 그르쳤다.

양다리 걸치는 것은 아무 때나 쓰는 전략이 아니다. 양쪽 다 내 눈치를 보는 힘이 내게 있을 때만 효력이 있다. 작은 나라가 양다리를 걸치면 욕만 먹고, 저열한 국가로 낙인찍힌다. 사대한 조상이 현명했다는 게 바로 그 뜻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국의 눈 밖에 난 것도 그 실수 때문일 것이다.

북핵 문제는 해법이 없다. 내 사견이지만….미국도 중국도, 그 누구도 못 푼다. 4자회담, 5자회담 다 헛일이다. 풀 사람은 딱 한 사람, 김정은 자신이다. 그런데 그는 핵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죽어도! 핵이 없으면 정말 죽는다고 생각한다.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무슨 협상이, 어떤 위협이 통하겠는가? 해법은 우리 자신한테서 찾아야 한다. 대비하는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우리가 핵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쓸 수 없다. 그래서 차선책을 택하는 것이다. 흔히 재래식 병기는 핵 앞에 무용지물이라고 포기한다. 물론 핵은 절대무기다. 당할 순 없다. 그렇다고 포기를 해? 하수 중 하수다! 재래식 전력이라도 첨단과학 기술 무기를 잘 조합하면 치명적 타격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남 의존 말고 우리의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최적의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 핵만 없지, 대한민국의 육해공군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다음으로 미국의 힘을 빌린다. 핵우산도 있고 NATO식 핵무기 공유도 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보장이 하나도 없다. 문제는 우리의 신뢰도이다. 그동안 미국의 심기를 너무 건드렸다.

미국의 신뢰만 얻으면 더 좋은 방법도 있다. 핵연료 재처리 기술이다. 한국의 경주 월성 발전소 한 군데에 쌓아놓은 사용 후 핵연료만 해도 대단한 분량이다. 핵폭탄 약 3000발 분량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