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인심 쓴다 생각하고
까치는 본시 제 것이라
눈 부라리네
슬쩍 불던 바람
어이 상실이라고 헛발질해대며
햇살 꼬드기네
어느새 적과 동맹을 맺은 햇살
구름을 끌어당겨
제빛을 가렸다 폈다
으름장을 놓네
긴 세월 너그럽기만 하던 대지
참을 수 없다는 듯
지지진 지지진 한 번
큰기침하니
허둥대는 저 인간들과 까치
꼴 좀 보소
땅굴 파던 개구리가 키득거린다
시인 약력
- 시인·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동인지 다수
산비탈 감나무엔 붉은 감들이 탐스럽다.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오기 전 사람들은 감을 따서 겨우내 먹을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럴 때 맨 윗가지 한 두어 개 까치밥으로 남겨둔다.
이 감이 익기까지
땅과 햇살과 심지어는 비와 바람까지도 다 자연에 의해 열리고 익어갔다. 생각하면 내 것이 없고 네 것이 없다. 그저 자연에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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