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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후원금, 정치문화의 성숙을 위한 비료
정치후원금, 정치문화의 성숙을 위한 비료
  • 경남매일
  • 승인 2023.11.0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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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창원시 마산회원구 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김서현 창원시 마산회원구 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며칠 전 산에 갔다가 산길에 떨어진 밤송이를 여럿 보았다. 껍질을 까보니 조그만 밤이 나왔다. 우리가 시중에서 사 먹는 밤의 절반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크기였다. 왜 이렇게 작은가 했더니, 인간이 비료를 주며 키운 밤나무가 아닌 야생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밤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우리가 실제로 먹는 각종 열매는 오랜 기간 품종 개량이 되었을지라도 비료 없이 키우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크기의 절반 정도밖에 클 수 없다고 한다. 우리네 식탁에 올라올 만큼 크고 좋은 작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비옥한 토양이 필요하고, 그것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비료'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정치가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필자는 '정치후원금'이 필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비옥한 토양에서 크고 좋은 열매가 자라듯이 건전한 정치후원금이 활성화될수록 건강한 정치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품 가치가 뛰어난 열매를 키우는 데에 필요한 비료처럼 '정치후원금'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정치문화가 능동적이고 국민 중심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소액이라도 다수의 돈이 모이면 큰돈이 된다. 소수가 아닌 다수에 의한 자금이기에 정치인은 소수 집단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다수의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후원금은 크게 '후원금'과 '기탁금'으로 구분된다. 후원금은 특정 정당 및 정치인을 후원하고 싶은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원회에 직접 기부하는 것이다. 반면, 기탁금은 정당에 기부하고자 하는 개인이 선관위에 기부금을 기탁하면 선관위가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당에 배분·지급한다. 후원금과 달리 기탁금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원도 기부할 수 있다. 외국인 및 국내·외 법인 또는 단체는 기부가 불가능하다.

기부방법은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기부하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계좌이체·휴대폰 결제·간편결제(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PAYCO), 신용카드 결제(카드포인트 사용 가능)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다.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면 연간 최대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1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15%까지(3000만 원 초과 금액은 2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후원금 기부자의 연말정산 방법은 개별 후원회로 문의하면 되고, 기탁금 기탁자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 반영된다고 한다.

정치활동을 위해서는 일정한 정치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재정적 기반이 약한 정치신인들은 지속적으로 활동하기가 어렵다. '정치후원금'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후원자 개인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도이다. 불법적인 정치자금이 아닌 깨끗한 기부금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늘어나고, 국민들도 정치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후원금'이라는 비료가 '민주주의'를 꽃 피우고,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문화의 성숙'이라는 아름다운 결실을 거두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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