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8:26 (토)
콘텐츠 산업 생태계 구축 위해 관계기관과 가교 역할할 것
콘텐츠 산업 생태계 구축 위해 관계기관과 가교 역할할 것
  • 이수빈 기자
  • 승인 2023.11.05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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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철민 메타콘텐츠캠퍼스협회 회장

K-콘텐츠 스타트업 '지역 양극화·불균형' 심해
김해 창업가·관계기관 소통 창구 마련 최선
"지자체서 콘텐츠 사업 육성 발판 마련해줘야"
차원 높은 디지털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힘써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의 애로사항을 모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하는 추철민 회장.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의 애로사항을 모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하는 추철민 회장.

드라마 '오징어게임', 영화 '기생충', K팝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국내 문화 콘텐츠들이 국내외 소비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OTT 등 콘텐츠 유통 플랫폼 발달로 국경의 제한없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며 세계 주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콘텐츠를 경험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이는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외에도 웹툰, 게임, 교육, 음식, 실감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K-콘텐츠 산업은 넓어지고,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흐름의 이면에는 양극화 현상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영상콘텐츠 등 일부 장르에 투자와 관심이 집중돼 이외 분야는 투자 유치에 소외되고 있다. 특정 장르의 쏠림은 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산업 확대로 전체 90% 비중을 차지하는 영세기업은 성장에 어려움 겪고 있다.

특히 지역의 콘텐츠 창업 수요에 비해 인프라와 인재 부족으로 기업 대다수가 수도권에 자리하면서 콘텐츠 산업 지역 불균형 현상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스타트업 목소리 모으는 장 마련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해 창업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첫 발걸음은 지난해 12월 닻을 올린 '메타콘텐츠캠퍼스협회(MCCA, 이하 협회)'다.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과 김해 창업인들이 함께한 협회는 인재, 기관, 기업, 학교가 모여,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구성됐다. 나아가 경남 전 지역에 흩어져 있는 콘텐츠 기업 대표들과 함께 콘텐츠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협업과 여러 가지 네트워킹 활동, 전문 인력 양성 등 콘텐츠 스타트업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 공유하게 된다.

협회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추철민(42) 회장(미네르바에듀 대표)이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김해에서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고, 협업을 해보자는 뜻을 모아 협회를 설립하게 됐다. 합리적·체계적으로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관계기관에 전달하고자 한다. 우선은 지자체 등에 전달할 지역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협회가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에서는 자금 확보, 청년 채용, 사무 공간 확보 및 유지관리 등 현장에서 체감하는 애로사항이 매우 많다. 우선은 이런 스타트업들이 한 곳에 모여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에는 관동동에 위치한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가 일부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사업 프로젝트로 '김해스타트업 포럼'(이하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포럼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의 초석을 닦기 위해 기획됐으며 80여 개 회원사가 콘텐츠기업, 창업카페, 1인창조기업, 인제대창업보육, 사회적교육 5개 분과로 나눠 활동한다. 포럼은 올해 '듣다', '말하다', '공유하다'를 아젠다로 지난 6월 9일 발대식과 1회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역 스타트업 대표, 창업지원기관, 금융기관, 투자기관, 대학 등 관계자 100여 명과 함께 콘텐츠 스타트업 활성화에 대해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지며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원책을 논의했다. 2회 포럼은 지난 9월 11일 열렸으며, 3회 포럼은 오는 22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3회 포럼에서는 1, 2회 포럼에 있었던 논의사항을 종합적으로 공유해 결과물을 도출할 예정이다.

경남 스타트업 투자유치 경진대회 '제2회 Station-G IR 데모데이'에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 표창(대상)을 수상한 모습.
경남 스타트업 투자유치 경진대회 '제2회 Station-G IR 데모데이'에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 표창(대상)을 수상한 모습.

지자체·기관·선배사업가 지원·관심 필요

추 회장은 "스타트업이 사업만 잘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우리나라 대표 콘텐츠 산업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창업 지원, 세제 혜택 등 사업을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많은 유인책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에 스타트업, 개발자들이 몰려들며 판교에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국가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남도나 김해시, 산하기관들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언제, 얼마나, 어떻게 노력하는지 여부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일자리는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업종, 직장문화, 복지가 모두 갖춰진 곳이다. 콘텐츠 기업이 바로 그 중 하나다"고 했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 사업을 이어나가는 게 낫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물론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사업하는 게 유리하다. 많은 기업들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는데 한계를 느끼고 이미 빠져나갔다. 그렇지만 모두 떠나면 이 김해시라는 도시는 누가 지킬 것인가? 자부심을 갖고 지역에 남을 것이다. 이렇게 지역에서 열심히 사업하는 청년들을 지자체에서 무시해선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포럼을 통해 우리의 공식적인 의견과 제안을 도나 시에 꾸준히 전달할 예정이다"고 힘줘 말했다. "타 도시에서도 이러한 포럼이 활성화돼 있어 지방정부의 관심을 유도하며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남에는 그동안 자생 포럼이 없어 김해에서 먼저 움직였다. 개개인의 목소리 보다는 협회를 통해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낼 것이다"고 전했다.

추 회장은 지역 내 '엔젤투자' 확대 필요성도 주장했다. 엔젤투자는 과거 사업을 성공한 경험과 자본력을 갖춘 경험자가 아이디어가 풍부한 젊은 사업가에 경험과 자본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해에서 성공한 기업가들이 이제 후배 창업가들의 멘토가 돼 투자를 하고, 관심과 응원을 이어가는 멘토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엔젤투자가 활발해지면 예비창업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에 김해 경제인 포럼과 스타트업 포럼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김해 선배기업이 후배 기업들에게 투자를 해서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회는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김해문화재단 등에 이어 지역대학과의 업무협약 체결에도 적극 나선다. 우수 지역 인재를 선점해 채용을 연계하고, 이로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은 지역에 이런 기업이 있는지 몰라서, 기업은 인력이 없어서 수도권으로 떠난다. 지역대학과 협력해 이런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의 초석을 닦기 위해 구성된 '김해스타트업 포럼' 발대식이 지난 6월 9일 열렸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의 초석을 닦기 위해 구성된 '김해스타트업 포럼' 발대식이 지난 6월 9일 열렸다.

"협회 활동이 있고부터 시장님을 비롯해 관심과 변화가 조금씩 느껴진다. 경남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대표들과 같이 모여서 창업하기 좋은 도시, 나아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협회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자신있게 웃어보였다.

교육 콘텐츠 해외로 확장할 것

추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주)미네르바에듀 대표로 디지털 교육 콘텐츠 개발과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청소년 대상 인공지능 협업툴 '꾸럼e'를 개발해 올해부터 초등·중학교에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꾸럼e'는 학생들의 팀 프로젝트 교육 활동 과정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최적의 협업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기능은 △커스텀 템플릿 생성 및 편집 △실시간 문서 동시 작성 및 편집 △AI챗봇(GPT) △참여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화상회의 기능과 간편하고 빠른 채팅 기능 △과정 중심 평가에 용이한 참여율 평가 시스템(AI 보조 선생님) △과제 출력 및 관리(포트폴리오) 등이 있다.

그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교육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교육솔루션을 구상했고 이에 따른 결과물이 '꾸럼e'다"면서 "꾸럼e는 프로젝트 수업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교육자들을 위해 고안된 소프트웨어(SW) 서비스다. 이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무료 템플릿을 통해 프로젝트 수업 준비 시간 소요 단축과 AI 기술을 활용한 참여율 평가 시스템 제공 등의 정량적 지표를 통한 개인별 공정한 평가, 작성한 프로젝트의 관리 및 포트폴리오 제작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에스토니아 대통령 방한 기념 리셉션에서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과 추철민 대표(오른쪽)의 기념사진.
지난달 11일 에스토니아 대통령 방한 기념 리셉션에서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과 추철민 대표(오른쪽)의 기념사진.

현재 인공지능, NFT 관련 특허 등록 4건 출현 8건이 완료된 상태며, '꾸럼e'로 경남 최대 규모 스타트업 투자유치 경진대회 '제2회 Station-G IR 데모데이'에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 표창(대상)을 수상했다.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모든 교과서를 인공지능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추 대표도 인공지능 디지털 교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오프라인 교육 플랫폼 센터를 전국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해외 진출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에는 에스토니아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IT교육이 활발한 에스토니아를 소프트웨어 수출 목표 국가로 삼았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 등 K-교육콘텐츠에 열광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추 대표는 끝으로 "과거 결과만 중시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이제는 협동과 과정을 중시하는 융합교육이 대세다. 종이 책자 또한 사라지고 디지털기기를 보며 배우고, 질문하면 인공지능이 대답하는 세상이 곧 다가온다. 이러한 미래교육에 발맞춰 디지털 교구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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