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5:55 (토)
"'박물관 국제포럼' 추진… 김해 박물관 세계에 알려야죠"
"'박물관 국제포럼' 추진… 김해 박물관 세계에 알려야죠"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10.30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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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김민희 뮤지엄디자인 대표
'자랑스런 경남박물관인' 수상… 지역 살릴 사업 구상
박물관에 체험·역사 공부 접목 신선한 바람 일으켜
김수로왕·허왕후·종이 완구 등 교구 개발 큰 인기
김해한림박물관 소장품 연계 사업에서 지역민을 상대로 교육하고 있다.
김해한림박물관 소장품 연계 사업에서 지역민을 상대로 교육하고 있다.

박물관에 가면 역사 유물들이 가득하다. 어릴 적 학교 단체 관람 때 도슨트를 따라다니며 들었던 전시품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있는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당시 박물관에는 전시 이외의 이벤트는 없었다. 체험이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산교육이 되는지가 대두되는 지금, 박물관에는 역사와 함께 체험 교육과 미술이 공존하는 곳이 많다. 박물관에 미술 체험과 역사 공부를 접목시키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을 만나보았다. ㈜뮤지엄디자인의 김민희 대표다.

"박물관은 재미없고 수동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예전에 박물관의 어린이 전시를 주관할 당시 어린이에게 아무것도 만지지 못하게 끊임없이 제재를 가하는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호기심에 가득찬 아이들의 눈은 빛을 잃어가고, 결국 하나둘 밖으로 나가며, 전시장은 흥미가 사라진 죽은 체험으로 마무리됐다."

그때의 기억은 김 대표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했다. 박물관에서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박물관에 다녀와 즐거운 기억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직접 만지고, 그리고, 완성해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울산해양박물관과 김해 한림박물관에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민의 체험에 접목했다. 지금은 김해지역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차려 운영 중이다. 박물관을 알리는 예비사회적 기업인 뮤지엄디자인은 태생부터 박물관을 중심으로 기획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김 대표는 박물관과 문화예술교육기관으로서의 연계를 통해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이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는 박물관 등에 다양한 체험 교재를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김민희 뮤지엄디자인 대표
김민희 뮤지엄디자인 대표

뮤지엄디자인은 김 대표의 그간 노하우와 꿈이 녹아있는 회사다. 장기적으로 박물관을 알리는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박물관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했다. 역사와 문화를 가장 큰 주제로 하지만 그는 환경과 미술도 놓치지 않았다. 그가 개발하는 제품은 업사이클링화 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리사이클링을 넘어서 업사이클링을 지향하는 뮤지엄디자인은 재생종이나 페트병 소재 교구를 개발한다.

김해지역에서 인기 있는 김수로·허왕후 페이퍼 토이, 금관가야 왕관 만들기, 왕과 왕비 목걸이·거울 등은 지역 역사가 묻어나는 교구에 속한다. 또 김홍도와 떠나는 풍속화 여행, 신윤복의 풍속화 색칠하기, 곤충 채집 키트, 조립식 한옥 만들기 키트, 양 비행기 스피커, 부엉이 기차 스피커, 폰 거치대, 스트링아트, 남자·여자 가마, 동물카메라, 바다악기(고래, 물고기, 문어, 복어, 꽃게), 동물 등불, 화분 동물(펭귄, 코끼리, 곰, 공룡) 등의 제품은 뮤지엄 디자인이 자랑하는 체험 상품이다. 즐거운 체험학습을 하고 역사와 문화도 알게 되며, 나아가 집에 가져가서도 추억이 되고 활용이 가능한 상품이 눈에 띈다.

김 대표는 뮤지엄디자인을 통해 가치를 개발하고 판매한다고 말한다. 박물관은 우리의 삶의 터전과 역사가 묻어있다. 그런데 아이와 손잡고 즐겁게 박물관에 놀러 가는 부모는 많지 않다. 만약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면 엄마들은 기꺼이 아이와 박물관 나들이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울산 간절곶과 한림에서의 프로그램 운영 체험이 이를 확인시켜 주었다.

뮤지엄디자인이 개발한 수로왕과 허왕후 색칠 교재.
뮤지엄디자인이 개발한 수로왕과 허왕후 색칠 교재.

학예사 출신의 김 대표는 울산해양박물관(울산 울주군)의 연계 체험 상품 개발과 지역 내 교육 등을 통해, 박물관을 알리고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울산해양박물관은 울산교육청과 울산문화예술 교육지원센터, 울산어린이집 연합회, 울산지역아동센터연합회, 울산미술협회, 울산 학원 연합회 협력기관으로, 유아와 초등학생에게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박물관은 간절곶에 위치해, 1400여 평에 이르는 산호패류전시관을 자랑한다. 전 세계 70여 국에서 수집한 희귀산호와 패류가 전시돼있다.

이런 특성을 살려, 김민희 대표는 조개 등을 이용해 다양한 어류 캐릭터 만들기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 내 학교와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학원 등과 연계해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했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다양한 만들기 활동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들은 고사리손으로 해양 생물의 팔과 다리를 붙이고 눈을 만들며, 생명의 소중함과 바다라는 새로운 세계로의 확장을 경험한다. 박물관에서 전시뿐 아니라 재미있는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자기가 만든 조형물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멋진 경험이 틀림없다.

울산 해양박물관 체험 교재로 다양한 조개류를 이용한 만들기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울산 해양박물관 체험 교재로 다양한 조개류를 이용한 만들기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그램은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도입돼 큰 호응을 얻었다. 김 대표가 울산해양박물관에서 일할 당시 '나는야!! 등대지기', '토끼의 바다 속 모험', '두서 마을을 찾은 예술작가!!', '전통문화 속 바다 보물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인기를 끌었다. 또 '길위의 인문학'이나 'KB와 함께하는 박물관 노닐기', '문화가 있는 날', '농촌 교육 문화 복지 지원', '국립문화유산 BD화'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이런 해양박물관의 체험 프로그램 핵심 두뇌였다.

그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우호적인 울산시, 각 단체와 콜라보해 도움 되고 재미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박물관과 지역축제&기업 참여행사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축제의 다양성 확보에 나선 것은 즐거운 성공 사례다. 많은 지역민이 축제를 즐기고, 지역 협업 상품을 샀다. 볼거리, 살거리가 많은 축제를 이끈 것이다. 또 뮤지엄디자인은 '30대 창업가와 70대 바리스타의 고래의 꿈'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기부, 해피빈 등 제품구매 펀딩에서 목표 946%를 초과 달성했다.

"김해에 와서 영광스럽게도 상을 많이 받았다. 김해에 박물관 국제포럼을 추진해 김해에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해에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과 지리적 여건, 문화적 바탕과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박물관 국제포럼에 김해만 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김 대표는 김해 한림박물관에 근무 당시 '표창장-올해의 박물관인부문', '제10회 자랑스런 경남박물관-젊은박물관인부문' 등을 받으며 김해에 마음의 짐을 진 것 같다고 말한다. "김해 한림은 어린이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어르신 인구가 매우 많았다. 그래서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을 지향했다. 김해한림박물관과 경남교육청, 경남문화예술 교육지원센터, 경남어린이집 연합회, 경남지역아동센터연합회, 경남미술협회, 경남 학원 연합회 등과 연계해 다양한 소장품을 전시하고, 소장품 연계사업의 하나로 만들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연 날리는 한림이'라는 이름의 연, 윷놀이판, 병풍, 열쇠고리, 거울 만들기 프로그램은 지역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활성화시켰다. 노년층을 위한 문화행사로 지역작가 전시회와 공연, 서예 퍼포먼스 등은 한림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자부심을 심었다. 특히 '내 손으로 만드는 전통놀이' 프로그램은 어르신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김해·울산·대구 작가 초대전을 통해 '자연의 순환'을 작품으로 만나는 시간도 의미 있었다.

김해한림박물관에서 근무 당시 지역 작가를 초대해 예술의 한마당을 펼치는 장면.
김해한림박물관에서 근무 당시 지역 작가를 초대해 예술의 한마당을 펼치는 장면.

뮤지엄디자인은 국립민속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시흥오이도박물관&선사유적공원, 울산중구 어린이역사과학체험관, 장생포고래문화특구, 대구아쿠리움, 대구 근대역사관 등과의 네트워크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을 살리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아온 인맥을 통해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상생의 가치를 상품으로 개발한다. 여력이 없는 박물관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1000개 단위가 아니라도 작은 양도 주문을 받고 일을 해주고 있다. 사업목적이 돈이 아닌 공헌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나가기 위해 김 대표는 이익을 양보할 때도 많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전국 수많은 지역 박물관에서 러브콜을 해오고 있다. 바쁜 시즌에는 주문을 더 이상 받아주지 못해 안타까울 때도 있다. "우리가 가진 기계만으로는 많은 오더를 처리하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은 협력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알아보니 재생종이, 커피 점토 등 리사이클링 업체가 김해에 많이 포진돼 있다. 그들과 협업해, 보다 많은 물량을 처리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된다면 좋겠다." 그는 박물관 문턱이 너무 높은 것에 대해 지역민이 좋아하는 아이템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의 상품은 상품으로 만의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다. 그것은 체험이라는 기억을 저장하고, 그 즐거운 기억은 박물관에 대한 좋은 인식으로 자리 잡는다.

김민희 대표는 "내가 학예사 출신이라 그런지 박물관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역 박물관을 활성화시키고 어려운 박물관을 후원하며, 힘든 예비 학예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이 내 꿈이다. 사회적 기업은 추가로 발생되는 수익에 대해 사회공헌을 목표로 한다. 우리 뮤지엄디자인은 김해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지향한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또 지금까지 겪어온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김해에 보다 나은 박물관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며 "김해 특징에 맞는 상품 개발을 통해 김해지역 박물관을 알리는 뮤지엄디자인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한국박물관 국제포럼의 밑거름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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