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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키우는 조직
사람을 키우는 조직
  • 경남매일
  • 승인 2023.10.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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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일본 교세라 창업자이자 명예회장이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의 저서 '사장의 그릇'을 통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중소기업은 돈이 없을뿐더러 기술도 없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거기에 모여든 직원들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의 마음을 사장을 중심으로 결속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직원들이 "우리 사장은 참 훌륭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직원을 홀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중소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직원들을 홀리려면 우선 직원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핵심은 '사람을 키우는 경영'이다. 그는 "그저 회사를 지키기 위해, 경영자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가정을 희생해서라도 일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로는 직원들이 따를 리 없습니다. 우선 당신의 회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힘내서 일해 달라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간부들을 우선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가정을 희생해서라도 회사를 위해 힘내 달라 쉬이 말할 수 없습니다만, 당신이 그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대우도 잘해준다면 그들이 먼저 '회사를 위해 좀 더 협력하자'라고 생각할 것입니다."라고 주장한다.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 역시 "리더의 마지막 가치는 그가 리더십을 어떻게 계승했느냐에 의해 측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사람을 키우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사람을 키우는 것은 결코 프로그램에 의해서가 아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직위를 임명하거나 권위를 부여하는 것만으로 사람이 크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다음의 3가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첫째,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이다. 즉, "모든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직 안에서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개인 각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다. 스티븐 코비는 이에 대해 "성품과 역량을 기반으로 한 개인과 개인 간의 상호 신뢰와 개인과 조직 간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여기에 '열정'이라는 요소를 더한다. 즉, 개인은 성품과 역량과 열정에 있어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조직은 그런 각 개인에 대해 신뢰하고 그를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창의성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다. 산업사회에서는 리더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그 명령에 순종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오늘날 조직에서는 명령대로 순종하기만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왜냐하면 그는 독창적으로 조직을 위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머리로 움직이는 조직과 백 사람의 머리로 승부하는 조직 사이에 어느 쪽이 더 승산이 있을지는 뻔한 일이다. 즉, 한 개인의 창의성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과 조직이 함께 '윈-윈'하는 방법이다.

셋째, 배우며 '실수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는 조직이 사람을 키우기 원한다면, 결과보다는 과정에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수를 통해 배우게 하고, 그래서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사람을 키우는 방법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실수를 할 때마다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다면, 그 사람은 실패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만약 이런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데 힘쓰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조직 내에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리더의 결단이 필요하다. 아직도 조직원들의 생각과 재능과 창의성은 무시된 채, '상명하복(上命下伏)' 식으로 일을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리더들이 많다. 이런 리더가 조직을 이끄는 한 절대로 사람을 키우는 조직은 만들 수 없다. 리더가 먼저 사람을 키우기 위해 사람들을 신뢰하고, 그들의 창의성과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며, 실수했을 때 결과에 상관없이 과감히 용납할 수 있어야 조직이 사람을 키우는 분위기로 갈 수 있다.

물론 사람을 키우는 조직은 당장 얼마간의 손실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그것이 더 큰 유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누구든 한순간 자신의 조직을 돋보이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조직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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