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46 (토)
산청군, 실천유학과 경의사상 '남명 정신' 재조명 한다
산청군, 실천유학과 경의사상 '남명 정신' 재조명 한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3.10.17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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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 개최
20~21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서
제례·경연·체험 등 다양한 행사
김수찬·류원정·허찬미 공연도
오는 20~21일 산청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46회 남명선비문화축제 모습.
오는 20~21일 산청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46회 남명선비문화축제 모습.

지리산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산청군 시천면. 고개를 들면 지리산 천왕봉이 올려다보이고 중산리 계곡과 대원사 계곡의 맑은 물은 덕천강을 흐른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선비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이 '무릉도원'이라 칭송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리산 자락의 풍광이다.

"그대는 요즘 선비들을 살펴보지 않았습니까? 손으로 물 뿌리고 비질하는 예절도 모르면서 입으로 하늘의 이치를 말하며 이름을 도둑질하고 남을 속입니다"라고 말한 남명 선생.

평생을 맑고 깨끗한 품행으로 청렴을 실천한 참 스승 남명 선생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담는 축제가 마련된다.

남명 선생 초상화.
남명 선생 초상화.

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

산청군과 남명선비문화축제집행위원회는 오는 20~21일 산청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7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남명 선생 탄신 522주년을 맞아 남명과 유학사상을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와 남명제례, 마당극 등 다채롭게 구성했다.

축제 첫날인 20일 오전 '남명사상, K-기업가 정신의 뿌리'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다.

이어 21일은 남명제례를 시작으로 축제 개막식과 극단 '큰들'의 남명 마당극 '위대한 스승, 다시 세상을 깨우다'와 국악한마당 공연,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전경.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전경.

또 제25회 전국시조경창대회, 제21회 전국한시백일장, 제8회 남명휘호대회 등 경연대회와 제21회 천상병문학제 등 문화행사도 진행한다.

이 밖에도 가훈쓰기, 궁도체험, 선비전통놀이체험, 의병·장군복 입고 사진찍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운영한다.

지리산 천왕봉을 사랑한 처사 남명

남명 조식 선생 고향은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다. 61세이던 1561년 거처를 산청 덕산(현 시천·삼장면 일원)으로 옮겨 덕천강변에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후학 양성에 전력했다.

남명 조식 경의검.
남명 조식 경의검.

노년에 접어든 선생이 고향이 아닌 산청을 찾은 것은 지리산을 무척 흠모했기 때문이다.

선생은 자신이 쓴 지리산 견문록 '유두류록'에 "두류산(현 지리산)을 다섯 방향으로 열한 번이나 갔었다"고 자술하고 있다. 그의 지리산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산천재'는 산청지역에서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남명 선생의 각별한 천왕봉 사랑은 '하늘이 울려도 울지 않는 천왕봉을 닮고 싶다' 는 그의 시 '제덕산계정주'에서도 잘 나타난다.

선생은 '산천재'를 지은 뒤 앞마당에 손수 매화나무를 심고 애정을 쏟아 돌봤다. '남명매'로 불린 이 매화나무는 올해 수령 462년으로 해마다 봄 천왕봉을 향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남명 조식 성성자.
남명 조식 성성자.

선생이 손수 심은 나이 많은 매화나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적지 않은 이들은 해마다 3월이면 이곳을 찾는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는 고매(古梅) '남명매' 앞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며 한 수의 시를 읊는 선생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남명 묘소.
남명 묘소.

백성을 위한 실천중시 사상, 의병활동으로 이어져

'산천재'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남명기념관이 있다. 이곳은 선생 생애와 관련 유물, 후학을 기록한 학맥도 등 선생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남명 선생은 "실천하지 않는 학문은 오히려 죄악"이라 가르쳤다. 그의 실천중시 사상은 나라 근본이 되는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이 전제돼 있다.

이런 선생의 가르침은 문하에서 공부한 후학들이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앞다퉈 의병활동에 나서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와 정인홍, 김면 장군을 비롯해 이노, 전치원 등 50여 명의 제자들이 의병장으로 나서 왜군을 물리치는데 앞장섰다.

경의를 바탕으로 백성을 위해 실천에 앞장서는 남명 선생 가르침이 임진왜란을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 것이다.

남명기념관에 있는 신도비.
남명기념관에 있는 신도비.

연수·세미나 최적지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산천재' 바로 옆에는 남명 선생의 선비정신과 실천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세워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우수한 시설 인프라와 지역의 자연환경 덕에 학생들과 공무원, 기업 등 단체의 연수·세미나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남명선비문화축제'에는 전국 각지의 유림들과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아 '선비의 고장' 산청의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연구원은 남명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연구원을 찾는 연수생을 대상으로 청렴·인성·예절을 주제로 한 '선비문화체험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명 선생의 민본주의와 실천사상을 시대정신으로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수원은 남명 선생이 '무릉도원' 같다고 극찬한 덕천강, 지척에 있는 지리산 천왕봉과 대원사 계곡 등 자연환경이 우수해 '힐링체험'에도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명선비문화축제는 남명 선생의 민본사상과 애민 사상에 기초한 실천유학과 경의사상을 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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