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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전쟁, 단 한 발도 물러서면 안 된다 ②
이념전쟁, 단 한 발도 물러서면 안 된다 ②
  • 경남매일
  • 승인 2023.10.1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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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문재인 정부의 좌익들은 홍범도 흉상 설치를 시작으로 육사 과목에서 한국 전쟁사와 북한학, 군사전략 과목을 필수과목에서 빼버려 군인의 기본 중의 기본인 국가관, 안보관, 전략적 사고 능력 형성을 위한 교육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북한의 기습공격을 막으려면 사전 정찰과 즉각 대응이 필수인데, 9·19 군사 늑약을 통해 이를 가로막아 하늘, 땅, 바다 모두에서 안보공백이 발생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우리 땅인데도 정찰기를 띄울 수 없고, 백령도에 있는 해병대가 포 사격 훈련도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듯이 북한이 포사격으로 기습공격을 한다면 넋 놓고 있다가 당하는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주적인 북한 요구에 따라 군사 주권을 일부 포기한 9·19 늑약이 을사늑약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국가의 수반이 스스로 자기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에 팔을 걷어붙인 문재인 정도의 이적행위는 지구에서 인간의 역사가 쓰인 후로 단 한 번밖에 없었을 정도의 극악한 배신행위이다. 13세기 러시아의 표트르 3세라는 자가 적국인 프로이센과 손잡고 러시아 군을 모욕하다가 자기 부인인 에카테리나와 근위대에 의해 쫓겨난 것이 유일한 사례라고 할 정도고, 이제 문재인이 두 번째로 그 역사를 썼다.

"이념이 제일 중요합니다." 얼마 전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윤 대통령이 한 말을 들으면서 뜨악해하던 국민의 힘 의원들의 표정이 떠오른다. 그러다 얼마 전 강서구청장 선거가 대패하자 기다렸다는 듯 '이념 논쟁'을 그만두고 중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다. 하지만 지금 대통령과 정부에서 벌이고 있는 것은 '철 지난 이념논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투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정부 5년간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홍수에 떠내려간 형국이 되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사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우파 정당을 표방하며 국민들에게 표를 받고 사는 국민의 힘이 해야 하는 일인데, 문재인 정권 5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문재인 정권의 나라 무너뜨리기를 수수방관하였기 때문에 이를 보다 못해 정부가 나서는 것일 뿐이다. 이념 타령은 그만하고 민생을 챙기자는 주장도 있으나, 민생이란 국민들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지키는 일이 국민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은, 베네수엘라라는 나라의 현실과 북한 주민의 삶이 답을 보여 주고 있다.

지금 정부가 어려움에 빠진 이유는 이념 논쟁 때문이 아니다. 이념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이념 논쟁만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념과 무관한 이슈까지 이념화시키려는 관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다.

한 예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사령관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수사대장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찍어 누르면서 '좌파'라느니 하는 등의 공격을 하는 것 말이다. 지적 공부와 능력이 필요한 진짜 이념 논쟁은 못하면서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면 이념 핑계 대고 뭉개려는 태도는 지난 수십 년간 우파를 갉아 먹어온 구태이다.

대통령도 "이념이 제일 중요하다"고 공식적으로 표방했으면, 우파 이념에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 법치주의의 공정함과 군인의 희생에 대한 존중을 행동으로 보여야지, 사령관 한 명 지키고자 사령관의 잘못을 간과하지 않으려는 수사단장을 핍박하고 40살이 넘어 얻은 유일한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감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지휘관의 공명심에서 비롯된 어리석은 명령으로 인한 병사의 희생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전체주의자 문재인보다 낫다고 볼 여지가 없다. 국가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으면, 크든 작든 모든 부분에서 진짜여야 하는 것이고, 그러지 못하다면 이념을 빙자한 폼잡기에 불과하다.

한편, 정당은 정당대로 자기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 힘에 필요한 것은 이념에도 진지하고, 문제해결에도 열정적인 진짜 정치인들이다. 자기주장과 가치 체계를 갖추지 못한 무기력한 정당에 표를 줄 국민은 없다. 용산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잡지 못하는 것도 여당의 책임이다. 자기 성찰은 하지 못하고, 이념 논쟁 때문에 어려움에 빠졌다느니 핑계나 대면서 어설픈 타협에 나서려다가는 다음 총선에서 다 죽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 이후 10년간 계속 타협해왔지만 그 결말은 보수의 괴멸이었다는 교훈을 잊지 말자. 여기에 적절한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하나 소개하겠다. "타협가란 악어가 마지막에는 자신을 잡아먹을 것을 기대하면서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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