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0:44 (토)
12년간 당한 학폭 폭로한 유튜버… 숨진채 발견
12년간 당한 학폭 폭로한 유튜버… 숨진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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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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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산 수원지서 사체 찾아
2차 가해로 인한 극단적 선택
불면·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
소방 당국이 고 표예림 씨의 시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부산소방재난본부
소방 당국이 고 표예림 씨의 시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부산소방재난본부

의령에서 초·중·고 학창 시절 12년간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이자 생존자라며 실명으로 폭로했던 표예림(28) 씨가 지난 10일 오후 1시께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부산진경찰서와 소방당국은 이날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 수원지에서 한 여성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긴급히 출동했다. 수중 수색 중 오후 4시 20분께 여성을 발견하고 인양해서 병원으로 이송 했으나 결국 숨졌다. 신원을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은 표씨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1인 미용실을 운영하던 표씨는 이날 유튜브에 '유서,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 제 사건을 포기하지 말라'라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영상을 올렸다.

표씨는 지난 1월 유튜브에 학교 폭력을 폭로한 후 지난 3월에는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폭력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어 뉴스데스크에서도 후속 보도를 하면서 각종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궈지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었다.

더불어 표씨의 동창생도 "표씨는 아직까지 고통 받으며 사는데 가해자들은 잘살고 있다. 더 이상 표씨의 아픔을 무시할 수 없다"며 가해자 4명의 실명과 과거 졸업 사진, 현재 근황, 직업, 회사명 등이 나오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근무 중인 직장에까지 불똥이 튀면서 일부 가해자들은 검찰에 송치 돼 조사를 받거나 직장 회사로부터 계약 해지 당하는 등 철없던 시절에 한 행동에 대해 대가를 치루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가해자 등과 논쟁이 뜨거워지자 표씨는 지난 4월 2차 가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학교 폭력 후유증으로 불안과 불면, 우울증으로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었다.

표씨는 또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저를 저격하며 다중의 익명으로 인신공격 및 흔히 말하는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 게다가 도를 넘어 저의 학교 폭력을 거짓이라 주장한다"고 밝혔었다.

이언두 의령여고 교장은 지난 4월 표씨에게 "고등학교 3년 동안 너무 힘들게 학교생활을 했을텐데 지금까지 아파왔던 것들에 대해 정말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또 학교 측은 "표 졸업생이 재학 중 학교 폭력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켜주지 못했던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8월에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고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표씨가 '학교 폭력 공소시효와 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 될 수 있는 조항을 폐지 해 달라'고 청원한 국민동의청원이 국회 회부 기준인 5만 명을 빠르게 달성하면서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에 회부 된 것이 공지됐다.

국민청원은 청원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에 접수가 되고 국회법제사법위원회와 관련 위원회에 회부가 된다. 위원회 심사에서 채택될 경우 본회의에 부의돼 심의, 의결을 거치게 된다.

한편, 이런 상황들은 폭로 당시부터 한겨레,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중앙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부산일보, 뉴스1, 국민일보, YTN, 뉴시스, 대구신문, 인터넷 매체 등 총 40여 개의 전국 언론사에서 심층 보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등잔 밑이 어두워서 인지, 아니면 제보가 없었는지 모르지만 엉뚱한 소리하지 마라. 학교 폭력 예방 경각심 고취를 위해 당연히 보도가 됐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경남과 의령 언론에서 기사 한 줄 나오지 않았고 기자들의 취재 또한 없었던 것을 어떻게 설명 할 수나"며 지적했다.

본지는 의령 리치리치페스티벌 행사가 끝나고 여고 교장과 만나 취재를 하기로 예정 돼 있었는데 표씨가 갑자기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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