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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해맞이 사업' 공존 위한 대화 필요
'천성산 해맞이 사업' 공존 위한 대화 필요
  • 임채용 기자
  • 승인 2023.10.05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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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임채용 지방자치부 본부장

양산시의 천성산 해맞이 사업이 내원사와 환경단체의 반대 속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사업은 한반도에서 가장 일출을 빨리 볼 수 있는 명소를 관광화하고자 하는 양산시의 의도와 관광 산업 발전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긍정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사업이 천성산의 습지를 훼손할 우려와 내원사의 강한 반대로 인해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있다.

양산시는 최근 '천성산 해맞이 관광자원화 사업' 공고를 했다. 공사예정금액은 4억 2200만 원으로 업체가 선정되면 이번 달 착공해 연말 준공, 내년 새해 일출 행사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지난달 8일 경남도가 발표한 '동부경남 발전계획'을 지지하면서 "천성산에서 개최될 2024년 새해 해맞이 행사에 박완수 도지사님이 참석해 양산시민들과 함께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관심이 많다. 사업은 천성산 정상에 일출조망대를 조성하고 접근로와 기존 임도를 정비하는 내용이다. 천성산 이름을 따 '천명의 성인이 해를 바라보던 너른 자리'란 뜻의 일출조망대인 '천성대(千聖臺)'는 원효대사 가르침으로 천 명의 성인을 배출했다는 이름의 유래에 맞춰 1000개의 돌을 이용해 타원형 돌담과 반원 돌바닥을 가로 24m·세로 12m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양산시의 장밋빛 구상과는 달리 내원사와 환경단체에서 반대 여론이 나오면서 새로운 복병을 만나게 됐다. 내원사와 환경단체의 주장은 환경 보전과 문화유산 보호를 우선시하자는 것이다. 천성산은 불교 성지화인 데다 습지와 자연환경의 보존이 중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내원사와 지역 환경단체가 이 사업에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환경 파괴와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양산시가 사업부지를 조정하고 내원사와 대화를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긍정적인 발전이다. 그러나 이 대화는 단순히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지한 고려와 타협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문화유산과 환경 보전을 무시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내원사는 과거 천성산 터널 건설 과정에서 반대와 극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 천성산 해맞이 사업으로 다시 갈등이 재현될까 심히 우려스럽다. 터널 건설 논란과 비슷한 상황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양산시는 내원사와 지역 환경단체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사업의 성공은 지역 발전과 관광 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문화유산과 환경 보전을 모두 고려한 결과여야 할 것이다.

내원사와 환경단체의 우려와 요구를 듣고, 그들과 함께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이 논란을 해결하고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일 것이다. 천성산 해맞이 사업은 지역사회와 환경을 고려한 지혜로운 결정과 협력을 통해 더욱 빛날 수 있다.

양산시의 천성산 해맞이 사업은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은 물론 자매도시 결연을 한 포르투갈 신트라시와 연계한 국제적 관광자원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트라시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진다는 일몰 명소 호카곶이 있다. 유라시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양산 천성산과 해가 가장 늦게 지는 포르투갈 신트라시가 '해'(太陽)라는 매개로 세계 유일한 관광지, 명소로 새롭게 등극하게 된다면 그 또한 영예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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