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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율하 구관동지구 개발, 주민 목소리 들어야
김해 율하 구관동지구 개발, 주민 목소리 들어야
  • 이수빈 기자
  • 승인 2023.09.26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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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경제부 기자

김해 장유신도시는 3만 4000가구 주택을 건설해 인구 12만 명을 수용한다는 청사진으로 지난 1996년 착공해 2000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창원과 부산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이 부각되며 장유신도시는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주거 수요에 택지개발 범위를 더 넓히면서 탄생한 것이 율하신도시다. 인구 5만 명이 사는 신흥 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2003년 건설에 착수했다. 여기에 율하2지구까지 추가되면서 장유는 20여 년 사이 경남을 대표하는 대규모 신도시로 탈바꿈했다.

장유·율하 인구는 현재 16만 8000명에 달하고 있다. 살기 좋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알려지면서 인구 유입도 여전하다. 큰 도시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유 내에서는 택지(도시)개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해시에 따르면 현재 장유에는 △신문지구·1지구 △내덕지구 △용두지구 등이 추진 중이며 율하에는 △율하지구도시개발 △율하 구관동지구 계획이 잡혀있다.

특히 최근 율하 구관동지구 개발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율하동 455번지 일원에 8000명을 수용하는 3369세대 주거지를 경남도시개발공사·김해도시개발공사가 공공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난개발을 막고 체계적인 도시개발로 율하지역의 인구유입과 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하며, 올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이뤄지면 내년 6월 실시계획 인가, 10월 착공해 오는 2027년 12월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하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주택 배치 등을 조정해 일조권 등 민원 소지 부분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율하 주민들은 여전히 구관동지구 계획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파트 과잉공급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과 일조권 방해 문제 등이 주된 반대 이유다. 또 굴암산 조망을 가리면서 숨막히는 빽빽한 아파트만 보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주민 반대가 수그러들자 이틈에 속도전을 벌인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낸다.

이들은 주민 편의 향상을 위한 체육시설 확충과 도시공원 등이 필요한데 시가 오로지 아파트 개발만 일삼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가 김해 특산물'이라는 조롱도 들린다. 한 주민은 "녹지를 파괴하고 아파트를 지으면서 난개발을 방지한다는 목적은 얼토당토않다. 추진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구관동 부지는 굴암산 아래 저수지가 있어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곳으로, 수목원을 조성해 주민과 아이들의 휴식, 자연 체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무조건적 택지개발·주택 공급만으로 인구를 늘리는 데는 한계점에 다다랐다. 모든 지자체가 인구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령 택지개발로 인구 유입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도시 외연의 확장이 아닌 교통망·일자리·여가·휴식·교육·친환경 등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도시가 돼야한다. 떠나기 싫은 도시가 된다면 인구 방어도 자연스럽게 달성될 것이다. 시는 구관동지구 개발에 앞서 율하 주민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고, 이를 적극 반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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