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언어 구사… 이주민 정착 위한 통·번역 도와드려요"
"5개 언어 구사… 이주민 정착 위한 통·번역 도와드려요"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3.09.21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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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인 모민 씨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민)
다문화 인터뷰

벵골어·영어·인도·파키스탄어
한국어 능숙… 이주민 위해 봉사
중부서 외국인 명예경찰대 활동
시청 경찰 법원 등 행정 도와
"김해에서 더 많은 기회 찾고 파"
방글라데시 출신 호세인 모민 씨는 김해지역에서 5개 언어로 통번역 일을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 호세인 모민 씨는 김해지역에서 5개 언어로 통번역 일을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어, 영어, 인도어, 파키스탄어, 한국어까지 김해시에 사는 호세인 모민(방글라데시·41)씨는 무려 5개 언어를 구사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통·번역 일을 하는 외국인 중에서도 유난히 바쁜 듯 보인다.

"방글라데시 사람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방글라데시는 인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면서 인도어를 함께 공부했습니다. 파키스탄어는 인도어과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도 김해에 있으면서 빨리 배웠습니다."

최근에는 거제의 한 조선소에서 용접공으로 들어온 방글라데시 사람들을 위한 통·번역 일을 주로 한다고 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김해시가 주최한 외국인 주민 미니월드컵 대회에서도 행사 진행을 돕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김해중부경찰서, 법원, 출입국외국인관리소 등에서도 통번역이 필요할 때면 달려가니, 그야말로 김해지역 다문화사회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가 아닐까.

그가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는 데에는 밝은 성격과 봉사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처음 만난 때는 지난해 12월경 김해중부경찰서 '외국인명예경찰대'를 취재할 때였다. 주로 외국인으로 구성된 명예경찰대는 김해 동상동 범죄취약지역에서 매주 목요일 방범 활동을 하고 있다. 당시 호세인 모민 씨가 사람이 다니는 길로 차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수신호를 보내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부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등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해왔다고 했다.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을 도와주거나, 싸움하는 사람들을 말리는 등 위험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경찰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교통법이나 출입국관리법 등 우리에게 필요한 법을 알 수 있고, 그 정보를 주변에도 알려 줄 수 있습니다."

물론 그의 활동이 모두 '봉사'인 것만은 아니다. 통·번역의 경우 처음에는 이웃들에게 재능기부로 도움을 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는 수고비를 받게 됐다. "관공서에서 의뢰하는 일을 하거나, 시간을 내어 민원 현장에 갈 때에는 당연히 수당을 받습니다. 하지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시는 분에게는 무료로 도움을 드립니다."

지난 2011년 비전문 취업비자(E-9)로 한국에 온 호세인 모민 씨는 조선소 도장업체 등에서 일을 하다가 특정활동비자(E-7)를 바꾸고 지난 2018년부터 해외송금업체에서 일을 했다. 최근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방글라데시 음식 전문 식당)을 준비 중이다.

한국에 온 이유를 묻자 그는 "한국은 길거리에서 큰돈을 들고 다녀도 훔쳐 가지 않는 안전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일자리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김해는 외국인들도 살기 좋은 곳입니다. 저의 아들도 김해에서 교육을 받게 해서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초등학생인 그의 아들 역시 한국어, 인도어, 파키스탄어, 방글라데시어, 아랍어까지 구사 가능하다고 한다.

그가 하는 한국말을 들으면 한국 사람보다 더 말을 잘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말을 빨리 배운 이유를 묻자 "병원에 가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고, 어려움에 처한 다른 외국인들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또한 더 나은 비자로 전환하거나, 영주권을 발급받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고 말했다. 한국 영주권자인 호세인 모민 씨는 현재 귀화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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