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8:13 (일)
따스한 '둥지' 통한 소통 전시 향유하다
따스한 '둥지' 통한 소통 전시 향유하다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09.17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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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갤러리삽 '타다시 카와마타'전 10월21일까지
'둥지' 등 작가 철학 담은 설치미술작 6점 전시
갤러리SAP에서 다음 달 21일까지 전시하는 타다시 카와마타의 'NEST(둥지)' 작품과 전시장 풍경.
갤러리SAP에서 다음 달 21일까지 전시하는 타다시 카와마타의 'NEST(둥지)' 작품과 전시장 풍경.

전시장은 따스한 나무와 메시지가 있는 산책로처럼 한적하다. 전시장 입구에 높이 쌓인 생선 상자에 놀라며 문을 연 관람객은, 실내에 설치된 따스한 작품 온도에, 잊고 살았던 휴식을 마주하게 된다. 세계적인 설치작가 '타다시 카와마타'와 만나는 순간이다.

갤러리삽에서는 지난 7월 24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타다시 카와마타'의 'Nest & Tree Hut(둥지와 오두막)'을 연다. 행사는 작가의 설치작품 6점을 전시한다.

작가는 자갈치 시장의 상징인 생선 상자를 오브제로 따스한 둥지와 오두막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그의 작품은 규칙도 계획도 없어 보인다. 즉흥적 자유로움과 무계획성으로 인해 관람객은 작가의 여유로움과 유머를 전이 받는다. 팬데믹 시대를 거쳐오며 무감각하게 경직돼 버린 감성이, 나무라는 자연에서 온 매개체로 인해 따뜻한 온기를 쪼이게 된다. 작품 속 나무는 어민의 삶에 대한 애착과 열정을 품고 있다. 빛을 받아 더 순수한 빛깔은, 오롯이 생명을 담고 보듬고 키워낸다. 얼기설기한 작품 안 곳곳에 작품명을 암호처럼 숨겨 넣은 그의 작품은 장난기로 반짝인다.

그는 삶과 현장을 작업장으로 초대해 소통의 장을 연다. 작품구조의 안정감을 거부하고, 찰나적 감성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는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수천 개의 나무 조각이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듯, 인간도 다르지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내구성을 거부한 작가의 철학도 눈여겨 볼만하다. 리사이클링 소재를 즐겨 사용하고, 전시가 끝나면 작품은 사라진다. 시간의 한계를 부여함으로써 2023년도 갤러리삽에서 전시한 그의 작품은 전시가 끝나면 영원히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치'가 매겨진다. 작가의 깊이 있는 철학이 짐작되는 부분이다.

부산 중앙동에서 광복동으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둥지를 튼 갤러리삽과 타다시 카와마타는 인연이 깊다. 지난 2012년과 2014년 두 번의 전시를 하며, 수천 개의 생선 상자를 이용한 대형 설치작품으로 많은 관람객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타다시 카와마타는 일본에서 출생해 지난 1982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 대표작가로 참가, 1987년 카셀 도큐멘타, 1977년 파리 예배당의 '의자의 통로', 2008년 도쿄 현대미술관, 2010년 퐁피두센타, 2016년 퐁피두 메츠 개인전 등 활동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그는 "내 일은 쌓고 무너뜨리고, 다시 시작하는 순환이다. 거의 40년 동안 계속해 온 하나의 프로젝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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