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위 흩도는 고뇌 통해 삶의 정화 보다
캔버스 위 흩도는 고뇌 통해 삶의 정화 보다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09.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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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숙 '마이 레코드' 개인전 남명아트홀
내면 흐름 형상화한 비구상작품 23점
"어려운 현실 속 인생의 깊이 느끼게 해"
정갑숙 작가
정갑숙 작가

감정과 기억, 풍경이 작가의 손끝에서 뿌려지고 쌓이고 모여, 전체가 흐리게 뭉개지는 비구상 작품 앞에서, 관람객은 마음의 문을 열고 음미한다. 내면의 흐름에 온전히 손길을 맡기고 일상의 잔여물이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바라보는 이에 따라 다른 목소리로 말을 거는, 비구상 전시가 김해 장유에서 열린다.

장유 남명아트홀에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정갑숙 작가의 제8회 개인전 '마이 레코드'(My record)가 열린다. 이 행사는 그동안 작업해 온 정 작가의 작품 'My record' 시리즈로 23점이 전시 중이다. 작가는 비구상을 통해 내면의 고통과 아픔, 매일 반복되는 갈등과 번뇌를 그려내고 있다.

정 작가는 지난 2006년도부터 개인전 8회와 현인갤러리 기획초대전, 거제바다미술제, 휘목미술관초대전, 남부현대미술제, 경남전업미술가협회전 등 다수 단체전에서 활동했다.

정갑숙 작가의 ''My record'/Acrylic on Canvas/50P.
정갑숙 작가의 ''My record'/Acrylic on Canvas/50P.

작가는 "내 작품은 개인으로서의 나에게 오롯이 집중해 일상의 잔여물을 끄집어내 형체를 만들고 무너뜨리는 작업이다. 마치 일기를 써놓고 지워버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행위다. 쌓아 올리고 끄집어내고 무너뜨리고 부수는 과정에서 감정과 기억, 풍경은 흐려진다. 숱한 침전물이 정화된다"라고 말한다.

정 작가 내면의 흐름은 수많은 선과 점, 면으로 내려앉아 결국 이미지로 귀결된다. 사라질 것을 애써 기록하는 작가의 기억은 해지고 덧씌워져 결국 사라지고 만다. 모든 창작의 과정이 결국 덧없음을 향한 걸음이 되고 있다.

정갑숙 작가는 작품 'My record'를 '말이 많으면서도 말이 없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어릴 적 시골 출신의 그는 황토를 가지고 놀던 개구쟁이였다. 그림을 그리던 어딘가쯤에서 경제활동과 가정생활로 인한 단절 기간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늘 그림을 그리는 자신을 꿈꿔왔다고 한다. 그림을 향한 열정은, 그가 다시 붓을 잡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인생의 깊은 아픔과 고뇌를 담고 있다.

전시회를 방문한 한미진(장유3동·62) 씨는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요즈음의 어려운 현실 속 인생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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