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6:01 (토)
'세계 최고' 철학과 선진국 꿈 성취… 경제·국방·정치서 성공 인생 펼쳐
'세계 최고' 철학과 선진국 꿈 성취… 경제·국방·정치서 성공 인생 펼쳐
  • 박광수 논설위원
  • 승인 2023.09.06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제철 도전과 길
5편- 인생 3관왕 쓰고 제철의 신화 일군 박태준 포철회장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제철소 완공
"무엇이든 자기 분야서 세계 최고가 되라"
"역사는 흐르는 것 아닌 만드는 것" 강조
1973년 6월 9일 첫 출선의 순간 만세를 부르는 박태준 사장과 임직원들 모습. / 포스코
1973년 6월 9일 첫 출선의 순간 만세를 부르는 박태준 사장과 임직원들 모습. / 포스코

대한민국의 여러 분야에서 3관왕을 달성한 사례는 드물지만 종종 있다.

스포츠 분야의 3관왕(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달성한 운동선수는 레슬링선수 심권호, 양궁의 김수녕 등이 있고, 두뇌가 뛰어나서 고시 3관왕(사시, 행정, 외무) 출신으로는 장덕진 장관, 박찬종 국회의원, 고승덕 외 7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제, 국방, 정치 분야 3곳에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며 3관왕을 달성한 사람은 아마도 대한민국에서는 제철신화를 일군 박태준 회장 한 사람일 것이다.

철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제철 분야를 지배한 위대한 경영자는 1892년 카네기 철강회사(현 유에스스틸)를 설립한 원조 철강왕 미국의 앤드류 카네기(1835-1919)다. 그리고 포항제철을 설립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기(기술도 자본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1968-1992년 25년 만에 연 2100만t 생산) 내 제철소를 완공한 대한민국의 박태준 회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해외의 저명한 인사들은 박태준 회장에 대해 두터운 평가를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은 "6·25전쟁 시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자가 박태준이며, 경제개발 시 기업인으로서 포항제철을 세계적인 제철회사로 키운 사람도 박태준이며, 포스코의 위기를 미리 내다 보고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람도 박태준"이라고 평가한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박태준 회장은 냉철한 판단력과 부동의 신념, 정의감으로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제인"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일화가 있는데, 1978년 8월 당시 중국 최고 권력자인 덩샤오핑 공산당 주석이 일본 기미쓰 제철소에서 제철소를 둘러본 후 이나야마 요시히로 신일본제철 회장에게 "중국에 이런 제철소를 지어 줄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어보자 신일본제철 이나야마 회장은 "중국에는 박태준 포스코 회장 같은 분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덩샤오핑 주석은 "무슨 엉뚱한 대답이냐"며 "중국의 인구는 10억 명을 초과한다. 중국에도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인재가 풍부하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조금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는 것이다. 잠시 포항제철 공장 건설 시기로 돌아가면 당시 박태준 회장은 미국 정부로부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인들에게는 차관이 불가능하다고 거부당하자 발상을 바꿔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일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받은 자금(농어촌 분야 투자 자금) 일부를 제철소 건설에 투자하자고 설득하고 허가를 받아낸다.

그리고 신일본제철 최고 경영자를 자주 만나며 조언을 들었고, 포항제철 건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한국 제철공장 건설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던 일본 정치경제계 거목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해, 경험 많고 숙련된 일본 엔지니어들의 포항제철 파견 동의를 받아낸다.

이런 노력의 대가로 단군 이래 최대의 공사로 일컬어지는 포항제철이 완공됐고, 수많은 해외 언론사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소 제1공장을 성공적으로 가동, 한국 제철 역사를 써 내려간다.

평소 박태준 회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철학을 만나는 직원들에게 말해줬다고 한다.

첫째, 무엇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라.

둘째, 절대적인 절망은 없다. 7번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면 절망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셋째, 짧은 우리 인생을 대한민국 조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토록 항상 노력하자.

넷째, 10년 후의 자기 모습을 그리며 미래 희망을 설계하자. 그러면 반드시 성공적인 인생이 다가올 것이다.

"나는 이러한 4가지 화두를 머릿속에 새기면서 일제 36년 식민지와 6·25전쟁을 이겨냈으며, 오늘날의 포스코건설 및 포스코를 외부로부터 구하고자 정치판에 내 발로 뛰어들어 지켜나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박태준 회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요즘 대한민국 경제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정치적 및 사회적 분열까지 있으니 한국이 상처투성이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알면 해결책도 보인다. 국민과 기업, 정부가 서로 협력하면 난관은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앞에 절대적 절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둠을 헤쳐나온 사람들이 한국인이다".

"맨주먹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여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역할을 기억하자"며 "이런 자세로 일하면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고, 잘 사는 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청암의 철학은 지금도 포스코 임직원들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고, 이와 같은 토대가 있기에 필자는 포스코그룹의 미래가 한층 더 밝을 것으로 본다.

박태준 회장 사망 후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한민국에 이처럼 청렴결백하고 위대한 인물은 다시 나올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 연재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