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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대 폐교 지역대학 소멸 신호탄인가
한국국제대 폐교 지역대학 소멸 신호탄인가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3.09.05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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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한국국제대학교가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극심한 재정난으로 학교법인이 파산하는 등 부침을 겪어오다 지난 8월 31일 폐교했다. 1978년 3월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한 한국국제대는 진주전문대학을 거쳐 2003년 4년째 진주국제대학교로 승격했다. 2008년 3월부터 교명을 한국국제대학교로 변경하며 세계로 나아 가는 대학으로 웅비했다. 그러나 2022년과 2015년 감사 지적에 이어 2018년 부실대학인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 정부 지원이 뚝 끊겼다. 정부가 이 대학 교육여건과 성과, 교육과정 운영 등이 정량 미달이라고 평가했다.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히면서 신입생 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고 대학은 재정난에 빠졌다. 여기에다 교수 채용 비리, 이사장 구속, 임금체납으로 인한 고소·고발 등 문제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한국국제대는 미납된 공과금과 체불 임금이 110억 원을 넘겼고, 지난 7월 법원이 학교법인 파산을 선고하면서 폐교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한국국제대 폐교는 경남지역 대학의 첫 사례로 등장하면서 '지역대학 소멸'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국제대와 비슷한 수순을 밟는 지역 대학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인구 대도시 집중화에 따른 지방 소멸 등이 가속화하면서 비수도권 대학이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폐교된 19개 대학 중 19곳이 지방대이다. 2000년 전남 광주시 광주예술대, 2008년 경북 경산시 아시아대학, 충북 음성군 개혁신학교, 2021년 전남 순천시 명신대, 전남 강진군 성화대, 2018년 충남 아산시·전북 남원시 서남대, 2020년 부산시 동부산대, 2022년 전남 광양시 한려대 등이다. 이들 연구기관은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385곳인 국내 대학 수가 2024년~2046년께면 190곳으로 반 토막이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학과 지방소멸 위기에 교육부는 2027년까지 지난해 약 16만 7000명이던 외국인 유학생을 30만 명으로 늘려 유학생 점유율(2020년 13위)을 세계 10위 권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저출산 고착,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험과 지역대학의 위기를 유학생 유치로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많은 지역대학에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이다. 지역대학 중에는 유학생 비율이 절반에 달한 곳도 있다. 대학원생 중 외국인 비율이 50%가 넘는 곳도 15개교가 된다. 이 때문에 유학생의 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을 관리할 방안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국어 능력 기준 완화에 영남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면접 교수들은 '한국어도, 영어도 부족하다'며 절반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일정 수준의 기준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어 습득에 재정적·인적 지원 병행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대학은 "수도권과 지방 대학은 유학생 유치목표가 다르다. 우리는 지역 취업과 정주보다는 인재 유치에 목표가 있다. 이를 각각 분리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생각이 어떻든 현재 필요한 것은 대학 존립을 위해 유학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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