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파편 담은 화폭서 오래전 고동 소리 듣다
기억 파편 담은 화폭서 오래전 고동 소리 듣다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08.31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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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숙 작가 개인전
김해 갤러리나무 3일까지 전시
'메모리' 비구상 작품 32점 선봬
"복잡한 세상 모던함으로 위로"
강창숙 작가
강창숙 작가

기억이 흐른다. 쌓인 기억은 촘촘한 선을 이루고 면을 채운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나만의 메모리가 있다.

강창숙 작가는 김해 갤러리나무에서 오는 3일까지 제5회 개인전 '메모리'에서 32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는 기억과 생각을 이미지화해, 나무 조각 등의 혼합재료를 이용한 오브제 작품으로 완성한다. 강창숙 작가의 작품은 따뜻한 시선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를 위로하고, 메모리를 함께 공유한다. 그는 목청 높여 주장하지도 않고, 관람객을 설득하지도 않는다. 시선과 의식의 흐름에 온전히 작품을 맡기고, 작품 '메모리'를 내어놓는다. '주변의 환경과 인간관계에서 생겨난 것들이 내게로 와 나의 메모리가 됐다. 내재한 것들은 시간의 흐름에 서서히 퇴색하고 어떤 것들은 또렷이 더 지배하려 든다'.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작품 전반에 흐르는 내면의 울림을 표현하고 있다. "비구상은 작가의 의도가 중요치 않습니다. 작가가 펼치는 내면의 흐름이니까요. 작품 앞에서 관람자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깊은 울림을 느낍니다. 비구상의 매력이지요." 강 작가는 소탈한 웃음을 지으며 비구상을 설명했다. "저는 캠퍼스 속 구도를 단순화해 모던함을 입힙니다. 누구라도 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편안함을 느끼며 위로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강창숙 작가의 'MEMORY'/90.9×72.7/Mixed media.
강창숙 작가의 'MEMORY'/90.9×72.7/Mixed media.

'메모리'는 기억의 형태다. 누구의 기억인지, 언제부터 쌓인 것인지는 중요치 않다. 많은 경우 그것은 시간에 흐려져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보다 깊고 근원적인 세계를 바라본다. 어린아이와 같은 단순한 눈을 들어, 태초의 고동소리를 듣는다. 세상이라는 낯선 곳에 던져져 온전히 견뎌야 했던 고통과 아픔이 단단해지고 쪼개져 캔버스 위로 내려앉는다. 어떤 곳은 비어있고 또 어떤 곳은 단단히 뭉쳐있다. 그러다가 그들의 질서를 만들어 내고, 가지런한 선으로 남는다. 그의 작품은 한 가지 색을 묽기를 달리해 입힌 것이라 믿기 힘들만큼, 오묘한 밝기와 어둠, 무게감을 달리 표현해내고 있다.

강 작가는 한국미술협회와 김해미술협회, 김해서양화작가회, 김해여성작가회, 경남미술협회정책위원, 김해미술협회부회장, 한국신미술협회초대작가 등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서울, 김해에서 5회의 개인전과 중국 상하이대동방과 블랑블루 호텔 아트페어, 갤러리 가야, 롯데백화점 갤러리원 등에서 부스 개인전 4회, 삼성코엑스에서 대한민국국제환경엑스포 '문화에서 환경으로' 등의 전시를 펼친 비구상 중견작가다.

그는 "원래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작품을 만들며 엄청난 몰입을 경험합니다. 작품 진행 과정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저의 작품 '메모리'가 인생을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색이나 형태가 오히려 완성도를 높이고 깊이가 느껴질 때, 작가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강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갤러리나무에 방문한 관람객 박성아(어방동·39) 씨는 “작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구상은 잘 모르지만 편안한 시선으로 감상하니, 기억의 파편이 떠오르고 작품에 오버랩 되는 듯하다. 이것이 비구상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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